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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백두산의 위기

백두산은 우리 땅의 뿌리요 태조산(太祖山)이다. 한반도 모든 산줄기의 시원(始源)이 되는 할아버지인 셈이다. 이같은 개념은 우리 민족의 자연 인식체계를 이루는 주요한 틀이었다. 18세기 중엽 실학자였던 순창출신 신경준이 쓴 ‘산경표(山經表)’에 이것이 뚜렷이 나와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까지 한반도의 등뼈를 백두대간이라는 개념으로 정립한 것이다. 이중환의 ‘택리지’나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이익의 ‘성호사설’ 등이 모두 여기에 기초하여 지도를 그리고 지리서를 썼다.

 

그만큼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서장(序章)을 연 영산(靈山)이요 마음의 고향으로 여겨졌다. 역사적으로도 단군왕검을 비롯 부여와 고구려 발해 등 우리 민족의 발상지가 이 산이었다. 금(金)나라와 청(淸) 왕조의 발상지 또한 이 산이다.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관참기(觀參記)’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언제 아무 데서고 이마를 스치는 것은 백두산의 바람이요, 목을 축이는 것은 백두산의 샘이요, 갈고 심고 거두고 다듬는 것은 백두산의 흙이요, (중략) 이렇게 떠나려 해도 떠날 수 없고 떼려 해도 떨어지지 아니할 사정에 있는 것이 우리와 백두산의 관계이다. ”

 

이 백두산은 불함산(不咸山) 개마산(蓋馬山) 도태산(徒太山) 백산(白山) 태백산 이라고도 불렸다. 또 중국에서는 창바이산(長白山)이라 부르고 있다.

 

우리 민족이 성산(聖山)으로 여겼던 이 산이 최근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일환으로 ‘백두산= 중국의 산’으로 둔갑시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백두산을 산둥의 태산, 안후이의 황산 등과 함께 ‘중화(中華) 10대 명산’에 포함시켰고 대대적인 관광개발에 나섰다. 이에 앞서 1986년에 이곳을 ‘국가자연보호구’로 지정했고 내년 2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백두산 개발을 위해 관할권을 옌볜(延邊) 조선족자치구에서 지린(吉林)성 직속으로 바꿨다. 이곳에서 나는 광천수로 축제를 열었고 인삼 녹용 벌꿀에 창바이산 상표를 부착시키고 있다. 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스키장을 만들고 공항과 철도 고속도로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이 백두산 천지(45%가 중국 소유)에서 제6회 동계아시안게임 성화를 채화하는 모습이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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