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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삶의 질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고통스러운 일 네 가지를 이르는 말로 사고(四苦)라 표현하기도 한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며 죽는, 그런 일만큼 우리에게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통의 마무리는 결국 죽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죽음을 떠올리며 사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삶을 사는가 하는 생각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삶에 대한 전통적인 관시을 맹자의 공손추상(公孫丑上)편과 고자상(告子上)편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인(仁)·의(義)·예(禮)·지(智)의 네 가지 덕목은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인 사양지심(辭讓之心),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인 시비지심(是非之心)과 관련된 것들이다. 네 가지 덕목인 사덕(四德)에 믿음을 뜻하는 신(信)을 추가하여 오덕(五德)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덕이든 오덕이든 착하게 살자는 데는 문제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생명존종 혹은 웰빙 등의 표현으로 대표되는 삶에 대한 관심은 그냥 살아있음에 대한 거부로 보인다. 생명을 새삼스럽게 거론하는 이유는 단지 목숨이 붙어 있다는 의미를 넘어 인간답게 사는 것 즉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다움은 삶을 마무리하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어르신들은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듯 싶다. 수의(壽衣)는 물론이고 사진까지 준비해 놓은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묻힐 곳까지 마련해 두고 둘러보는 것도 줄거움으로 알고 있으며 마치 잠을 자듯 편안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을 복(福)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이런 자연스럽고 고통 없는 죽음이 기다리지는 않는 듯하다. 몇 달의 고통은 오히려 감사해야 할 시간이지 않나 싶다. 적지 않은 이들이 투병 과정에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의료보험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 감기 등의 질환에 의료보험 혜택을 주는 것도 좋겠지만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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