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부터 전국의 주소체계가 전면 개편 시행됐다. 앞으로 각종 우편물은 물론 주민등록, 건물대장등 각종 공부상에는 행정구역과 지번(地番)을 사용한 기존의 주소 대신 새로운 주소체계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새 주소체계는 주소를 기존 번지명에서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전환한게 특징이다. 도로별로 시작점에서 종점 방향으로 가면서 오른쪽 건물은 짝수, 왼쪽 건물엔 홀수번호를 매긴다. 기존 주소체계가 읍·면·동 이름과 불규칙하게 부여된 지번에 기초한 것이어서 무질서하고 복잡한데 따른 불편과 경쟁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한 개편이다. 이미 구미 선진국의 거의 모든 국가가 사용하고 있는 주소체계 방식을 따랐다. 새 체계가 일단 기존 주소체계 보다 간단명료하고 과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하지만 새 주소체계를 시행하면서 적잖은 혼선을 빚는데 문제가 있다. 지역별로 준비상황과 시행시기가 다른데다 새 주소사업의 취지나 체계에 대한 홍보활동이 제대로 안돼 주민들의 인식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물론 공무원들 대부분도 아직 자기집의 새로운 주소를 모를 정도이다.
전북도의 경우 14개 시·군중 전주시를 제외한 시·군은 새로운 주소체계를 도입할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군산, 익산, 남원, 김제시와 무주군의 경우 시내지역은 새로운 도로명을, 농촌지역은 기존 지번을 활용하는 2가지 주소체계를 혼용하고 있다. 특히 임실, 부안, 진안, 순창군은 새 주소체계 도입을 위한 조사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시행초기 혼선을 막기 위해 2011년 까지 기존주소와 병행 사용하고, 2012년 부터는 새 주소만 사용키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97년 부터 새 주소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일부지역의 체계가 아직도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사실에 비춰볼 때 과연 얼마 남지않은 기간에 정부계획 대로 실천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100년 동안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용해 온 제도를 완전히 바꾸면서 준비과정이 너무 안이하고 소홀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각종 공부를 정리하는 작업도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새 체계에 차질과 혼란이 생기면 장점은 가려지고 불편만 부각되기 마련이다. 이왕 새 제도를 도입한 상황에서 정부는 드러난 문제점 부터 철저히 파악해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민들에 대한 홍보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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