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酒)인 막걸리가 이젠 치열한 경쟁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 소주와 맥주 등에 밀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IMF 체제 이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전주시내에만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250여곳이 성업중이다. IMF 때보다 3배나 늘었다. 김제 정읍 등 다른 지역의 막걸리 집과 막걸리 애주가들도 꾸준히 느는 추세라고 한다.
막걸리가 인기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값싸고 안주가 푸짐하기 때문이다. 병 막걸리 3병을 넣은 한 주전자 가격이 1만원이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는 안주 값을 별도로 받지만 전북지역에서는 공짜다.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막걸리 집을 찾는 애주가들이 느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옛 '선술집'의 정취까지 느낄 수 있다. 푸짐한 안주 맛 보러 여성들도 막걸리 집을 많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전주시가 '막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막걸리 집마다의 차별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른바 안주와 영업환경 차별화가 그것이다. 안주가 조금만 달라도 애주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문전성시를 이룬다. 안주나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정 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막걸리 집 환경이 문제되자 전주시가 환경 개선을 위해 업소당 2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른바 막걸리 테마 업소다. 선정된 업소와 그렇지 못한 업소는 영업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일 것이다. 막걸리 집도 이젠 기업처럼 고객을 감동시켜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듯 막걸리에도 특허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현대적인 기호에 맞게 재개발한 막걸리 관련 출원이 17건에 이르고 있다. 막걸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재료와 제조공정을 개선하는 연구가 주를 이룬다. 숙취를 없애거나 향을 개선하고 건강증진 기능을 보완한 내용들도 있다.
전주지역이 '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마당에 돈 되는 특허를 타 지역에 뺏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아무리 마셔도 머리 아프지 않은 막걸리' '트림을 해도 냄새나지 않는 막걸리'를 만든다면 막걸리시장을 평정할 것이다. 포천, 청송막걸리처럼 전국적인 명성을 날릴 막걸리 브랜드 하나 정도는 우리지역에서 탄생시켜야 하지 않을까. 막걸리 시장도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한 세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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