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는 가위 폭발적이다.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를 맞았다. 이 추세대로면 2018년 14.3%에 달해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그 비율이 20.8%에 달해 ‘초(超)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같은 고령인구 증가 추세는 출산율 1.08이라는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 맞물리면서 구미 선진국이나 일본의 경우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까지 40∼115년 걸린데 비해 우리의 경우 18년에 불과하다.
노인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이다. 평균수명이 52.4세에 그쳤던 1960년만 해도 회갑이면 당연히 노인으로 대접을 받았다.하지만 지난해 평균수명이 78.6세에 달한 상황에서는 영 딴판이다. 또한 개인의 관리와 생활환경등에 따라 신체적 건강 차이가 커지면서 노인에 대한 개념조차 달라져야 할 판이다.
흔히 노인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실버(silver)’를 사용한다. 원래 영어에는 ‘노인’이란 뜻이 없는데 일본에서 ‘은빛’ 또는 ‘은백색’ 머리를 뜻하는 영어 ‘실버’를 따다가 노인을 은유적으로 비유한 말로 사용한 것이다. 노인의 주거, 건강, 여가등 노후생활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실버산업’이라 부르는데 정부가 이 명칭 대신 ‘고령(高齡)친화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만간 6.25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하면 경제력을 갖춘 신노년층이 두텁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돈이 없을 뿐아니라 있어도 쓸 줄을 몰랐던 기존 노인층과 달리 경제력을 가진 덕택에 새로운 소비주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고령화및 미래사회위원회는 지난 2002년 6조원 수준이던 국내 실버산업 시장규모가 2010년에는 약 31조원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 이후는 실버산업의 블루오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때마침 정부가 지난해말 공포된 고령친화산업진흥법 시행령(안)을 지난 20일 입법예고했다.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앞으로 크게 탄력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늙고 쇠약해지면 도움을 주는 식의 ‘케어(care) 시장’ 개념이 주를 이뤘던 고령친화산업이 노인들의 삶의 질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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