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명과 관련한 역사적?사회적(또는 자연적)사실들이 실마리가 되어(속담을 포함한) 관용표현을 형성하는 일은 어느 언어에나 드물지 않다.
한국어도 마찬가진데 얼른 떠오르는 말로 ‘함흥차사’가 있다. 함흥차사는 ‘심부름을 가서 아무 소식도 전하지 않거나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함흥은 함경도의 함흥이고 차사는 왕조 시절에 임금이 중요한 임무를 맡겨 파견하던 임시 벼슬이다. 그러니까 함흥차사는 ‘함흥에 보낸 사신’이라는 뜻이다.
조선 초기 이른바 왕자의 난을 거쳐 이방원(태종)이 권력을 장악하자 그의 아버지 태조는 방원이 보기 싫어 고향인 함흥에 가 있었다.
이방원은 아버지를 한양으로 모셔오려고 여러 번 차사를 보냈지만,이성계는 차사가 오는 족족 죽여 버렸다. 그래서 이방원은 한동안 아버지를 모셔오지도 못하고 처사로부터 아무런 기별도 받지 못했다. 이런 역사적 일화로부터 함흥차사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함흥차사와 비슷한 뜻을 지닌 말로 ‘지리산 포수’란 말도 있다. 험하고 깊은 지리산으로 사냥을 나간 포수가 한참 후에야 돌아오거나 아예 살아 돌아오지 못한 데서 생겨난 말이다.
그리고 ‘삼수갑산’이란 말도 있다. 삼수갑산은 함경도에 있는 땅 이름인 삼수(三水)와 갑산(甲山)이지만 매우 외진 곳이나 어려운 지경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또 ‘평양감사’란 말도 있다. 지금의 도지사에 해당할 조선조의 감사(관찰사) 가운데, 사람들이 특히 선망했던 것이 평양감사였던지,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속담을 통해 당시의 관료들에게 평양감사 자리가 인기가 있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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