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호(군산본부장)
화폐 경제학상 그레샴의 법칙이란게 있다.
이 법칙은 소재의 가치가 서로 다른 화폐가 동일한 명목가치를 가진 화폐로 통용되면 소재가치가 높은 화폐(Good Money)는 유통시장에서 사라지고 소재가치가 낮은 화폐(Bad Money)만 유통되는 현상을 말한다.
영국의 경제학자 그레샴은 이 현상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라고 표현해 그레샴의 법칙으로 불리운다.
그레샴이 살던 16세기에 영국에서 동이나 은을 주된 화폐로 사용했는데 이 무렵 정부가 재정부담을 줄이고자 이따금 순도가 떨어지는 동화나 은화를 생산했으나 사람들이 순도가 높은 은화는 쓰지 않고 저장하면서 순도가 낮은 은화만 널리 사용됐다고 한다.
이때 순도가 높은 은화를 양화, 순도가 낮은 은화를 악화라고 한다.
금 함유량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 새로운 금화를 순도 100%의 금화와 동시에 같은 명목가치의 화폐로 유통시킨다고 가정할 때 사람들은 순도 100%의 금화를 장롱속에 깊숙하게 숨겨놓고 순도 50%의 금화만을 사용할 것이다.
결국 순도가 높은 양질의 금화는 사라지게 되고 순도가 낮은 금화만 시중에 유통된다는 뜻이다.
오늘날 거의 모든 국가에서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주화대신 지폐를 사용하다보니 그레샴의 법칙은 현실적인 화폐유통의 법칙으로서 의미가 퇴색하고 이제는 역사적인 의미만을 갖게 됐다.
대신 그레샴의 법칙은 인간사회에서 아름다운 것이 추한 것에 밀려나고 가짜가 진짜를 몰아내며 위선이 진실을 협잡하는 경우에 인용돼 사용된다.
인간사회에서 그레샴의 법칙에 따른 부정적인 현상은 삼인성시호(三人成市虎)나 십작목무부전(十斫木無不顚)이란 고사성어를 통해 잘 읽을 수 있다.
삼인성시호는 세명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곧이 믿게 된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똑같이 하면 믿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십작목무부전이란 열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는 의미로 심지가 곧은 사람이라도 같은 거짓말을 여러번 듣게 되면 곧이 듣게 된다는 말이다.
군산사회에서 시민들사이에 반목을 부추겨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는 일로서 반드시 퇴치돼야 할 것이 바로 이같은 현상이다.
조직에서 올바르게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격려를 해 주질 못할 망정 이해관계에 얽힌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반했다는 이유로 명확한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말을 퍼뜨리면서 매도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소신껏 노력하는 사람들을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키 위해 근거없이 집중적으로 공격, 위축하게 만들어 일을 못하게 하는 일도 아울러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일을 방치하게 될 경우 군산사회는 약삭 빠른 사람들만 떵떵거리고 살고 순수하게 지역발전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을 내쫓는 결과를 초래, 소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함으로써 군산발전이 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특별법의 제정과 함께 경제자유구역대상선정으로 발전가도를 달리고 있는 군산지역에서 그레샴의 법칙이 지배하는 분위기를 용납해서는 안된다.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해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인 동시에 그레샴의 법칙이 통용되는 사회를 막고 군산발전을 위한 길이 아닌지 생각된다.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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