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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잘못 내는 된소리

우리말 중에는 합성어의 주성분인 뒤 음절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음운론적 이유와 고정된 언어습관, 그리고 '경기(驚氣)'를 '경기(景氣)'와 구별해서 '경끼'라고 하듯이, 동음이의어 사이의 혼동을 피하려는 언어의식 때문이다.

 

'속단(速斷)'이 '속딴'이 되는 것은 'ㄱ-ㄷ'이 만나서 생기는 불가피한 현상이므로 달리 발음할 도리가 없고, '결단(決斷)'이 '결딴'이 되는 것은 음운의 논리를 벗어난 언어습관이 고정화한 현상이어서 의도적으로 된소리를 피해 '결단'이라고 하면 맥빠진 말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판단(判斷)'이 변함없이 '판단'인 것은 'ㄴ-ㄷ'이 만나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만약 '판딴'이라고 하면 극도로 치졸한 말이 된다.

 

그런데도 방송 기자나 진행자들은 이러한 듣기 거북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으니 기가 차다.

 

예를 들면, '고위급 회담'을 '고위끕 회담'이라 하는가 하면 '전격 경질했습니다.'를 '전껵 경질했습니다.'식의 말 말이다.

 

'각급 ? 직급 ? 특급 ? 학급'의 '급'이 '끕'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필연적인 현상이지만, '상급 ? 중급 ? 하급 ? 중위급 ? 하위급'의 '급'이 모두 '급'인데 어째서 유독 '고위급'만 '끕'으로 발음하는지 알 수가 없고, '전격'에서 '격'의 첫소리 'ㄱ'은 '전'의 끝소리인 울림소리 'ㄴ'에 동화해서 울림소리 ㄱ으로 소리나므로, 두 음절 사이의 낱소리들이 이 말과 같은 짜임새로 이어 닿은 '공격 ? 사격 ? 일격 ? 진격 ? 요격'등의 '격'이 '껵'으로 발음 될 수 없듯이 '전격'도 '전껵'으로 발음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인권(人權) ? 민권(民權)은 '인(人)'과 '민(民)'의 주체성분인 '권(權)'을 수식하는 구조로 된 유속복합명사(宥屬複合名詞)로, '인꿘 ? 민꿘'이라 발음하여 '권'의 존재성을 확실히 느끼게 하지만, 두 개의 구상명사(具象名詞) '관(關)-빗장)'과 '건(鍵)-열쇠'이 복합된 '관건'(문제의핵심)은 주종관계가 없이 된 추상명사이기 때문에 각각 제 소리대로 '관건'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이 밖에도 된소리로 말해서는 안 될 말들을 살펴보면 '창구 ? 창고 ? 방법 ? 불법 ? 준법 ? 간단 ? 고가도로 ? 원격 ? 등기 ? 김밥 ? 돌담 ? 참된 등 수도 없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주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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