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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홍일점(紅一點)의 유래

홍일점(紅一點)이란 애초에 ‘붉은 꽃 한 송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북송의 정치가이자 당송 8대가로 뽑힐 만치 뛰어난 문장가요 시인이었던 왕안석(王安石)이 ‘석류’라는 시에, “만록총중홍일점(萬綠叢中紅一點):수많은 푸른 풀 속에 붉은 꽃 한 송이”라고 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언저리가 온통 초록인 가운데 단 한 송이의 석류꽃이야말로 선연한 봄의 빛깔이 아닌가!하고 경탄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여러 남자들 중에 끼여 있는 한 명의 여자’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는 바 여기서 ‘푸른 풀’은 ‘남자’ 또는 보통을, ‘붉은 꽃’은 ‘여자’ 또는 ‘뛰어남’을 비유하는 쪽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동양의 전통적인 음양론에서는, 남성은 양(陽)이요, 빨간색(紅)으로, 여성은 음(陰)이요, 파란색(靑)으로 본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유일한 여성’은 홍일점이 아니라 청일점이어야 하겠지만 이미 굳어진 뜻은 바꿀 수 없는 것, 다만 바르게나 사용했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을 차례로 소개하는 상황에서, 다른 이는 모두 남자이고, 여자 한 명만이 끼였을 때 “다음에 유일한 홍일점 김○○씨를 소개합니다.”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까지 이와 같은 표현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는 데 이는 반듯한 표현이 아니다.

 

홍일점이 ‘홀로 끼여 있는 여자’를 가리키기 때문에 ‘유일한’은 불필요한 것이다. 혹시 ‘유일한 여자’라고 하면 문제가 없겠다.

 

그러니까 제대로 소개하자면,

 

 

“다음에는 홍일점 김○○씨를 소개합디다.”라고 하거나 “다음에는 유일한 여성 김○○씨를 소개합니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여자가 거울에 자기를 비춰 보는 것은 단순히 자기의 자태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남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단장한 여자는 항상 아름답고, 여기에 빗대어 남자가 만들어 낸 말이 ‘홍일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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