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자치단체 집행단계서 계획 공표..갈등 요인으로 작용
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나 자치단체 등 사업 주체가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거나, 기획단계가 아닌 집행단계에서야 슬그머니 실상을 공개하는 밀실주의적 행태가 오히려 갈등과 분쟁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급증하는 환경 갈등을 완화시키고 이를 발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이해 관계자들의 인식을 높이고,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둔 해법과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환경 분쟁만도 국가적 영향권을 형성한 부안 핵폐기장과 새만금사업을 비롯 국지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각종 쓰레기장 조성사업까지 다양하다.
이들 갈등과 분쟁이 제기되면서 불거진 공통적인 문제점 역시 불완전한 정보 공개. 사업 주체는 사업이 시작되는 기본계획 단계나 구상 과정에선 비밀주의에 따라 의사결정 내용을 감춘 후, 집행단계에 접어들어서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업 계획을 공표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권위주의적이고 하향적인 의사결정 방식은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뿐이라고 지적한다. 사회갈등연구소 박태순 소장은 "선진국의 경우 환경 갈등 사례가 극히 적은데, 이같은 이유는 사업 구상단계부터 이해관계자들을 폭넓게 참여시키고 이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환경갈등은 비밀주의에서 비롯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진단했다. 공공기관이나 사업주체의 무리한 중간 개입은 오히려 분쟁의 불씨만을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본보는 급증하는 환경 갈등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공동취재에 따라 현재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경기도 시화호 수질개선사업, 인천시 계양산 골프장 조성사업, 부천시 화장장 등 국내 현장을 둘러 본 후, 이에 대한 접근법을 찾기 위해 민주적 시스템에 따라 환경갈등을 풀어간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에서 벌어진 리제네시스 운동 등을 현지 방문했다.
환경 오염으로 전국적인 의제를 만들었던 경기도 시화호 환경 개선사업은 이해 관계자들이 초기의 대립적 관계에서 벗어나, 민간과 관계기관을 아우르는 '시화지속협의회'가 만들어지면서 하나씩 실마리가 풀리고 있다.
특히 관계기관은 이 과정에서 기존과 달리 일방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반대측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협의회에 참여시켰다. 더욱이 협의회 구성 이전에 도출된 결론에 매달리지 않고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신뢰를 구축하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미국의 경우도 적어도 기본계획 단계에서 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주민들과 이해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하면서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부 사업엔 이해 관계자들에게 의사 결정권까지 넘겨주고, 행정기관과 사업 추진자는 재정적·행정적 지원에만 나서는 형식 취하고 있다.
미국 남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에서 추진된 리제네시스(재창조) 운동의 경우 지역민의 발의로 사업 추진체가 만들어졌고, 이후 행정기관과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내 환경문제와 주택·경제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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