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0일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들을 상대로 불공정한 계약 조항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 연예매니지먼트협회(대표 정훈탁)는 "시정조치는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이번 발표로 업계가 전체적으로 매도될까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니지먼트협회 관계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정위의 시정조치는 연예산업의 합리화를 위한 발걸음의 연장선상으로 본다. 협회 역시 표준계약서 도입을 위해 그동안 연구를 해왔고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라며 "현실은 이미 계약서와 상관없이 연예인 중심으로 달라졌지만 계약서 문구상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동안 공정위에 많은 자료를 보냈고 업계의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공정위는 몇 년 전 가요계의 상황 만을 반복해서 얘기하며 전체 매니지먼트계를 기본적으로 '불공정한 곳'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보도가 되는 과정에서 '노예 계약' 운운하는 표현이 나와 참담하다"며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노예 계약'이 있을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가수 매니지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는 "공정위의 시정 조치에 대해 일부 세부조항 삭제 및 수정을 받아들여 계약서를 수정했다"며 "일부 조항에서 가수와 건설적으로 협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권고안을 받아들였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부 음반 기획사 대표들은 이번 조치가 업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요즘 음반업계는 가수들만 돈을 벌고 기획사는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는 구도"라며 "예를 들어 가수에게 10억원의 계약금을 주고 이후 수익에 대해서 기획사와 가수가 몇 대 몇으로 나눌 경우, 기획사는 계약금으로 준 10억 원에 대한 수익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생활 침해'에 대해 지적했는데 여러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연예인이 마약, 음주운전 등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사건ㆍ사고가 발생하면 기획사가 광고주에게 손해배상을 해야하기 때문에 관리 감독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용준, 이나영, 소지섭 등이 소속된 BOF 측은 "'갑이 주관하거나 주최하는 행사에는 무상 출연'이라는 조건 등이 문제가 됐는데 어차피 그런 조항은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삭제할 것이다. 오래 전에 작성된 계약서 형식이 관행상 그대로 내려오면서 불필요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우리 회사는 행사도 없거니와 요즘에 어떤 연예인이 회사가 시킨다고 행사를 뛰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요즘은 매니지먼트사가 아니라 연예인이 강자인 세상이다. 강요에 의해 출연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신인을 착취한다는 인식이 강한데 신인의 회당 출연료가 많아야 50만 원이라면 그의 관리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수백만 원이다. 5대 5로 나눠도 절대 매니지먼트사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지만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데 그런 노력은 몰라주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웰메이드스타엠과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우리는 노예 계약을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고 있다. 그래도 불공정한 것으로 보이는 조항에 대해서는 시정을 하겠다"면서도 "다만 그런 몇가지 조항으로 인해 연예 산업계 전체를 문제 집단으로 바라볼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매니저들의 월급이 얼마인 줄 아나. 그들이 얼마를 받느냐는 관심 없고 배우들의 처우에 대해서만 늘 화제가 되는데 이는 업계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며 "업계가 살아야 배우도 사는데 매니지먼트업계가 나쁜 집단이라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 연예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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