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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체전 2연패' 전라중 야구부 최한림 감독

前 쌍방울 레이더스,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내 이름은 최한림(39)이다. 현재 전라중(교장 김종진) 야구부 감독이다. 지난해 5월 1일 부임한 지 일주일 만에 전국선수권대회에 출전, 경기 내송중에 콜드게임(called game)으로 졌다. 학부모들은 괜찮다고 했지만, 속이 탔다. 한 달 뒤 소년체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진 것은 개의치 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다독였다. 아침부터 밤까지 배트를 휘두른 선수들은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났다.

 

그해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우리는 대구 경상중과 공동 우승했다. 그리고 올해, 대구 경복중과 함께 정상에 오르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38년 소년체전 야구 역사상 '2년 연속 우승'은 최초였다. 우승 뒤 김종진 교장 선생님은 학교 운동장 실내연습장을 다른 데로 이전해 야구장 공간을 확보하고, 생활관 리모델링도 약속해 주셨다.

 

나는 현역 시절 좌완투수였다. 지난 1990년 전주고 졸업 후, 쌍방울 레이더스 창단 멤버로 입단했다. 지금은 키 184㎝, 몸무게 115㎏으로 투수보다 포수 분위기가 강하지만, 당시에는 90㎏으로 제법 날렵했다. 어깨가 일찍 고장 나는 바람에 프로 생활은 오래 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재활이 낯선 시절이었다. 결국 1997년 마운드(당시 삼성 라이온즈)에서 물러나야 했다. 통산 기록 13승 33패 2세이브, 방어율 4.77.

 

그 뒤 자연스레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1998년 전주 동중에서 6개월, 제주 탐라대에서 1년, 순천 효천고등학교에서 8년간 코치 생활을 했다. 당시에는 선수들이 이해 못 할 정도로 훈련을 혹독히 시켰다. 효천고에 갔을 당시 29살이던 나는 8년 동안 선수들과 합숙 생활을 하다 혼기를 놓쳐, 여태 '총각' 신세다. 장남(2남 1녀)으로서 부모님께 죄송할 따름이다.

 

현재 우리 학교 야구부에는 20명의 선수가 있다. 얼마 전 논산, 강경, 익산, 전주에서 중학교 1·2학년 '초보' 5명을 수혈했다. 매해 전주 진북초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은 5명이 채 안 된다. 내년 3학년 9명이 졸업하면, 선수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다. 전주에 진북초 외에 한 학교만이라도 야구부가 생긴다면 이런 걱정은 안 할 텐데….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이제 야구를 시작한 아이들에게 방망이만 휘두르게 하고 싶지는 않다. 더디더라도 기본기부터 가르쳐 2~3년 뒤 고등학교에 가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내가 선수 시절 배우고 경험했던 것들을 제자들에게 오롯이 전수하고, 그들이 프로로 진출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는 것. 꿈치고는 너무 소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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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goodpe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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