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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코코 샤넬 vs 블랙 '다국적 영화들의 유혹'

'코코 샤넬' 디자이너로서, 여자로서의 삶…'블랙' 잔잔한 감동 선물

영화 '코코 샤넬'의 한 장면(왼쪽)과 영화 '블랙'의 한 장면. (desk@jjan.kr)

부인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한가지는 이미 할리우드식 영화에 길들여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 영화지만 액션도 좀 나와줘야 하고, 컴퓨터 그래픽은 웬만한 수준이 아니면 상대하고 싶지 않고, 스토리보다 볼거리에 집중한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할리우드 영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짐'보다 더 벗어나기 힘든 '길들여짐' 이라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 영화를 상대적으로 낮은 질로 취급한다거나 제 3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이질감부터 들어버리니까. 어째든 이런 이유로 이번 주 극장가는 다국적 영화들로 인해 접근이 힘들었다. 눈에 띄는 제목의 영화가 인도와 프랑스 산 이었기 때문. 고민을 거듭하긴 했지만 막상 보고나니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첫 인상이 언제나 맞는 건 아니고 선입견은 세상살이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입증하는 순간이었다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까.

 

▲ 코코 샤넬 (드라마/ 110분/ 15세 관람가)

 

'프랑스 영화' 하면 왠지 진진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연상하게 된다. 외국어라고는 영어가 다인 줄 알았던 시기에는 프랑스 어가 외계어처럼 들렸고, 복잡 미묘한 영상과 언어가 더해져 더욱 어지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프랑스에도 유명한 것은 있었으니 바로 명품 브랜드들. 특히 옷이라곤 청바지와 티셔츠 밖에 모르는 남정네들도 안다는 '샤넬'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다. 영화 '코코 샤넬'은 지금의 샤넬이란 브랜드를 탄생시킨 디자이너 샤넬의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싸구려 카바레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샤넬(오드리 토투)은 재봉사로 돈을 번다. 어느 날 카바레를 찾은 에띠엔느 발장(에티엔느 바톨로뮤)의 저택에 살게 되면서 새로운 옷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제목은 '코코 샤넬'이지만 원제를 찾아보면 'Coco Avant Chanel'로 '샤넬 이전의 코코'라는 뜻이다. 즉, 샤넬이 디자이너로 성공하기 전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는 것. 신분상승을 꿈꾼다거나 영국 사업가 아서 카펠(알레산드로 니볼라)와 사랑에 빠지는 등 디자이너로서 보다 여성에 초점을 뒀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샤넬을 생각하며 영화를 본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영화 간간히 나오는 옷들은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훌륭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 드라마/ 124분/ 전체 관람가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개봉했을 때 눈에 띄던 혹평은 때를 잘 만났다는 것이었다. 요즘 세계 영화계가 인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이것이 유행이라는 것.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찾은 공통점은 최근 인도 영화들이 감동을 더한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8살 소녀 미셸 맥널리(아예사 카푸르)는 짐승처럼 생활하고 가족들조차 그렇게 대한다. 어느 날 자신을 마법사라 말하는 교사 데브라지 사하이(아미타브 밧찬)가 찾아오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미셸에게 언어체계를 가르친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미셸(라니 무커르지)은 대학 진학의 꿈을 꾸고 데브라지가 그녀의 눈과 귀, 입이 돼주지만 그에게 알츠하이머병이 찾아온다.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영화가 '헬렌 켈러'를 원작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앤 설리번 선생님과 헬렌 켈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배경만 인도로 옮겨온 것. 다만 영화는 데브라지 선생님에게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 동안의 이야기와 차별성을 주려 한다. 자칫 우울하게만 보였을 영화가 훌륭하다고 표현 될 수 있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다. 누가 주인공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출연 배우들이 모두 뛰어나고 특히 어린 미셸을 연기한 아예사 카푸르는 소름이 끼칠 정도. 9살에(이 영화는 5년 전 촬영 한 것으로 지금은 15살이다.) 이런 연기가 가능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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