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36부작 '제중원' 내년 1월4일 첫선
천민 중의 천민 백정이 조선 최고의 의사가 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SBS가 내년 1월4일 오후 10시 첫선을 보이는 36부작 메디컬 사극 '제중원'(극본 이기원, 연출 홍창욱)의 내용이다.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을 배경으로 백정 소근개가 제중원의 의사 황정이 되기까지의 극적인 성공담을 그린다.
23일 목동 SBS에서 열린 '제중원'의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의 김영섭 CP는 "SBS가 그간 사극에 가졌던 열패감을 극복하고 공을 들여 만들고 있다"며 "단순히 흥미 위주가 아니라 역사와 휴머니즘이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창욱 PD는 "이 드라마에 인간의 의지를 담고 싶다. 백정이 훌륭한 양의가 되고, 중인의 딸이 남녀 차별을 뚫고 여의사가 되고, 양반이 계급을 던지고 개화기 훌륭한 의사가 되는, 그 세 명의 의지를 구한말의 풍경과 함께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중원'은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을 성공시킨 이기원 작가가 집필한다.
이 작가는 "'하얀거탑'을 취재할 때 일본 원작을 어떻게하면 가장 한국적으로 보이게할까 고민했는데, 취재하다보니 우리나라 의학이 일본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그러다 광혜원, 제중원을 알게됐고 그것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한말은 '사극의 블랙홀'이라는 말이 있다. 승리의 역사가 아니라 망해가는 역사라 그렇다는 것인데, 그 시대 제중원이라는 무대에서 작은 승리의 역사를 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백정이 제중원 의사가 되는 것은 실제 제중원의 기록에서 찾은 소재. 드라마는 구한말 신분, 신구문물, 사상과 가치의 충돌 속에서 빚어지는 감동적인 성공담을 그린다.
이 작가는 "양의가 양갓집 규수를 살려놓고도 규수가 수치심에 자살함으로써 졸지에 살인자가 되는 아이러니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들이 모두 극중 의상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더벅머리에 백정 차림으로 나온 박용우는 "작품을 먼저 읽고 감동받아 감독님께 먼저 연락드리고 찾아갔다. 다행히 날 좋게보셔서 이렇게 캐스팅이 이뤄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촬영하면서 고생한 기억밖에 없다. 그런데 고생할 것이 눈에 선해 마음에 들었다. 고생을 하면 그만큼 드라마가 극적이라는 의미이고, 그것이 진실되면 감동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혜진은 역관의 딸 유석란 역을 맡았다. 역관의 딸로 태어나 남들보다 신문물에 눈을 일찍 뜬 개화기 시대 신여성으로, 처음에 제중원에 통역관으로 들어갔다가 나중에 부인과 의사가 되는 인물이다.
그는 "암울한 시대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라고 해서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왔고, 요새 참 자극적인 드라마가 많은데 좋은 드라마가 될 것 같아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그간 의사를 연기한 적이 없는데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다"며 "촬영하면서 많이 공부하고 흥미롭게 연기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의사로서 황정의 라이벌이자 유석란을 두고 그와 연적 관계가 되는 백도양은 연정훈이 연기한다.
연정훈은 "좋은 집안의 성균관 유생이지만 일찍부터 서양문물에 관심이 많은 캐릭터"라며 "조선 땅에 병원을 들여놓고 싶어하는 야망가인데, 황정 때문에 여러 가지로 머리가 아픈 인물"이라며 웃었다.
드라마에는 이들 외에 션 리처드, 캐서린 베일리 등의 외국인 배우들과 장항선, 김갑수 등이 출연한다.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의 박창식 대표는 "요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많은데, 그 드라마들에 비하면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우리 드라마는 촬영 장소 등이 부족해 제작진의 고생이 많았다"며 "하지만 그런 만큼 더욱더 철저히 고증과 준비를 했고, 지난 추석 전부터 공을 들여 만들고 있어 자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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