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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빛내고 글도 빛났다…전북출신 신춘문예 당선자들

서울신문 시 부문 이길상씨·문화일보 시 부문 강윤미씨·영남일보 시 부문 하기정씨

(왼쪽부터) 강윤미씨, 이길상씨, 하기정씨. (desk@jjan.kr)

구겨 내팽개쳐지는 원고지 더미 속에서 기약없는 불면과 고통의 밤을 보내온 지도 오래. 올해도 속절없이 지나가는 것인가 하는 불안감을 이겨낸 뜨거운 가슴의 주인공들이 탄생됐다.

 

올해 전국 신춘문예에 당선된 전북인들은 서울신문 시 부문 이길상씨(37·전주시 효자동)와 문화일보 시 부문 강윤미씨(29·전주시 인후동), 영남일보 시 부문 하기정씨(39·전주시 인후동)다. 이씨는 200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강씨는 200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바 있는 '중고 신인'.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씨는 "당선 소식을 듣고 밖을 나서니 밀감장수가 파는 귤이 보였다"며 "귤보다 귤빛이 만져지는 시, 먹지 않아도 따스한 그 귤빛을 맛볼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틀에 박히기 보다 실험의식이 강하며, 거칠지만 미래 가능성이 보이는 시라고 평했다. 원광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이씨는 전주 출생으로 전북대 영문과를 퇴직한 이보영 교수의 아들이기도 하다.

 

강씨의 당선작 '골목의 각질'은 불안한 청춘에 대한 고통과 고뇌를 골목이라는 구체적 삶의 공간을 통해 긍정적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씨는 "올해는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을 비웠더니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밀란쿤데라의 소설 「불멸」에 나온 말처럼 두 번 세 번 곱씹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가 부여될 수 있는 시를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 출생인 강씨는 원광대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광주일보 문학상(2007)'을 수상한 바 있다.

 

하씨는 "나'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를 써왔다"며 "웅크리고만 있던 나의 언어들을 세상 밖에서 소통의 길을 터 준 이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고,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더 부지런히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당선작 '구름의 화법'은 표면적으로는 변화무쌍한 구름의 일상을 노래하고 있지만, 수사의 굴레를 벗어나면서 사물의 운신과 사유의 폭을 넓혀주는 시적 상상력이 돋보였다는 평가. 임실 출생으로 우석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인 하씨는 '5·18 문학상(2008)'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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