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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색다른 붓의 향연…'그윽한 수묵화'에 깊은 정신을 담다

'현대회화-수묵에 길을 묻다전' 내달 1일까지 소리전당…전국 수묵의 대가 43명 흑백의 다양한 사유 새롭게 정립

(위)조순호作 '어둔숲' (아래)박인현作 '금송(金松)' (desk@jjan.kr)

1980년대 송수남은 '수묵화(水墨畵) 운동'으로 수묵의 정신을 새삼 환기시켰다. 그는 추상의 정점에 있던 정통 수묵의 현대화를 끄집어냈다. 2000년대, 수묵화의 새로운 경계가 요구되고 있다. 정통 수묵화와 현대 수묵화의 접점을 찾는 세련되고 정교한 개념이 절실해지는 것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19일부터 4월1일까지 여는 '현대회화 - 수묵에 길을 묻다전'은 수묵화의 갈 길을 묻는 보기 드문 전시다.

 

전시 기획은 김상철 「미술세계」 주간과 이철규 예원예술대 교수가 맡아 흑백의 다양한 사유를 보여준다.

 

참여작가는 구본아 김범석 김지호 문봉선 박능생 박순철 박종갑 송수남 신하순 오숙환 우종택 이길원 이세정 이종목 이철주 이태욱 정경화 정종해 조광익 조순호(서울·경기), 김윤찬 류회민 배지민 이민한(영남), 강규성 박동균 안영나 오송규 윤여환 정황래(충청), 박태후 오견규 홍정호(전남), 고형숙 박성수 박인현 양성모 이재승 이철량 이희량 임대준 홍성녀(전북) 등 42명.

 

이철규 교수는 "수묵화가 어렵고 난해하며, 팔리는 그림이 안 된다는 기존의 편견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묵만 하는 대가들을 집합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수묵화 운동'을 주도한 송수남은 빠르고 힘찬 붓질과 과감한 구도의 추상수묵화로 경지를 이뤘다. 한일자 '一'로 만물이 하나에서 비롯되고 갈라지지만 근본은 변함없다는 천부경사상을 수묵에 접목시킨 작품을 내놓는다.

 

이철주는 동양화에서 서양화로, 다시 동양화로 회귀해 표현은 더욱 단순해지고, 필선은 절제되고, 화려한 색상은 흑백으로 바뀐 화폭을 선물한다. 조순호의 먹은 억세고 강하며 군더더기가 없는 것이 특징. 날카로운 필선과 강한 흑백의 대비로 남성적인 힘이 두드러진다.

 

차분하면서도 그윽한 맛이 있는 전북 수묵과 직설적이면서도 담백한 맛이 있는 영남 수묵과의 비교도 가능하다. 200호, 300호를 훌쩍 넘는 대작으로 수묵의 야성적이고, 호방한 멋이 드러나는 자리가 될듯.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시도도 유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모필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표현은 줄었지만, 색채를 과감하게 쓰면서 먹을 흘리고 떨어뜨려 강렬한 이미지가 드러난다. 흑백과 여백의 대비로 또 다른 동양적 사유를 보여준다.

 

김상철 주간은 "정통 수묵과 현대 수묵과의 거리를 어떻게 좁히느냐는 고민에서 비롯된 전시"라며 "좀처럼 열리기 힘든 수묵전이 전주에서 대규모로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전주는 역시 예향임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수묵의 넓이와 깊이를 아우른 전시로 빈틈없이 잘 짜였다는 평가. 개막식은 19일 오후 5시에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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