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서 피어나는 수채화 향기
3월, 봄기운이 움틀 무렵 눈이 몇 차례 왔다. 정읍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왔다. 눈 때문에 남편이 일을 쉬는 날이면 서양화가 김주연씨는 카메라를 들고 스케치 기행에 나섰다. 현장에서 그때그때 받은 느낌과 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을 기록해 두는 과정이다. 내장산, 동진강, 고창 해안…. 김씨는 "1월, 2월, 3월 갈 때 마다 설경의 색이 달랐다"며 "투명한 색과 불투명한 색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그 풍광이 주는 다양한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실에서 열리고 있는 김주연 개인전. 물의 번짐과 흘림이 수채화의 매력이면서도 한계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는 과감한 터치로 깊은 색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빛에 따라 변화되는 색을 보고 있노라면 붓을 들기가 두렵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이 넷을 키우면서도 전시를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지원 덕분.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작가로서 자신있게 설 수 있게 되는 날까지 붓을 놓지 않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설경'은 특히 인기가 좋다. 잔잔하고 고요한 서정성이 깔려 있다. 똑같은 노란색 장미도 불투명 수채화와 투명 수채화는 전혀 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색이 너무 아름다워 질투에 사로잡히게 할 것만 같은 노란 장미와 순수하면서도 은은하게 품어내는 노오란 장미가 그것이다.
정읍 출생인 그는 대한민국 회화대상전 대상과 대한민국 수채화대전 특선, 전북 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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