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소재 넘치는 액션 뱀파이어가 지배하는 세상 '데이브레이커스'
▲ 데이브레이커스(액션, 공보/ 98분/ 18세 관람가)
그 동안 뱀파이어 영화들은 인간과 다른 종족임을 강조하거나 섹시한 매력들을 어필하는데 주력했다. 물론 많은 관객이 그런 매력에 뱀파이어 영화를 관람했지만 이미 똑같은 소재로 만들어 진 뱀파이어 영화는 포화 상태. 그래서 영화 '데이브레이커스'는 새롭다 못해 충격적인 전제를 깔았다. 바로 인간의 몰락과 뱀파이어가 주도권을 잡은 사회.
서기 2019년, 알 수 없는 전염병이 퍼지면서 인간은 대부분 뱀파이어로 변하고 만다. 얼마 남지 않는 인류는 인간을 사냥하는 뱀파이어를 피해 지하로 숨어 들어가고, 혈액 공급을 위해 사육하던 인간의 숫자가 줄어들자 뱀파이어들도 불안감을 느낀다. 한편, 인간의 피를 먹는 것을 거부하며 사는 '블러드 뱅크'의 연구원 에드워드 달튼(에단 호크)은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하며 살 수 있는 대체제를 발견하고자 노력하지만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그러던 어느 날, 에드워드 앞에 인류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간 라이오넬(윌렘 테포)가 나타난다. 에드워드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들과 함께 할 것을 제의하는 라이오넬. 에드워드는 자신과 인류를 걸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한다.
미국 드라마 '트루 블러드(True Blood)'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들은 밤에 활동한다는 것만 빼면 인간과 똑같은 사회생활을 한다. 영화 '트와일라잇(Twilight)'의 뱀파이어 주인공들은 햇볕을 쐬면 피부가 달라 보이지만 그 정도로 죽지는 않는다. 이렇게 영화 속 뱀파이어들은 인간과 비슷하게 진화(?)하고 있다. '십자가를 보이면 죽는다' 거나 '마늘 냄새를 싫어한다' 등의 뱀파이어 기호 설명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이제 '데이브레이커스'의 뱀파이어들은 더욱 발전한 사회를 보여준다. 그들은 도시는 지하보도로 모두 연결되어 있어 낮에도 돌아다닐 수 있고 낮 운전이 가능하도록 자외선 차단막과 원격 조종 시스템을 자동차에 장착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 꽤나 재미있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뱀파이어를 빌려 표현한 감독의 의도를 알아챈다면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인간 사회에 곧 닥칠지 모르는 식량난을 뱀파이어와 피로 풀어낸 것. 또한, 어제의 친구에서 오늘은 식량이 되는 오묘한 관계와 인간이 뱀파이어로 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따라오는 인격의 변화는 비단 뱀파이어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뱀파이어 영화들과 소재와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서 이 영화가 훌륭하다고 할 수 없다. '데이브레이커스'는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 중간에 잃어버린 단추 하나가 후반부를 어지럽힌 경우. 인간화 된 뱀파이어를 그린 것 까지는 좋았으나 치료법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기운 빠지고 매력을 잃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만다. 버릇처럼 넣은 후반 액션 장면들도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영화 장르에 표시된 '액션'이 전혀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액션신이 넘쳐난다) 그래도 자신의 컴퓨터로 직접 CG를 완성해 전작을 만든 두 형제 감독, 마이클 스피어리그와 피터 스피어리그의 끈기와 애정은 '데이브레이커스'에도 고스란히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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