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자극적인 표현 아쉬워…음악은 불안감 해소에도 큰 효과
스트라빈스키는 '노래가 가사의 표현에만 기능이 국한되면 그 노래는 음악의 영역을 떠났다고 할 것이다'며 가사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는 음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철학자이자 미학자이며 꽤 많은 곡을 작곡하기도 한 아도르노(Th.W.Adorno, 1903~1969)는 사회나 대중에 영합하지 않는, 기능이나 목적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만을 위한 음악이 진실한 음악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시와 하나된 음악, 시 노래는 진실한 음악이 아니라는 말인가? '음악만을 위한 음악'을 위해 인성(人聲)도 악기소리로 취급하는 등 말 즉, 시 운율을 멀리한 현대어법의 시 노래를 작곡하니 청중들은 의미를 교감할 수 없어 외면할 수 밖에! 근래에는 다시 청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악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사람은 말을 하며 살기 때문에 정화된 말 즉, 시가 있으면 '시 노래'의 교감이 훨씬 진한 것이다.
미국의 인기있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이면서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57> 의 음악을 작곡하였고 전 세계에 방영된 '젊은이들을 위한 음악회'라는 TV강연으로 클래식에 대한 젊은이들의 공감을 넓히고자 노력하였던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1910~1990)은 온전한 구조와 정선된 형태를 존중하는 음악, 아름다운 항아리처럼 나무랄 데 없는 형태를 귀중하게 생각하는 음악이 클래식이라고 정의하였었다. 클래식의 한 장르인 시 노래, 예술가곡에 대한 정의(定義)이기도 하겠다. 웨스트>
문화의 변화가 급격한 현대에도 시는 있고, 시 노래는 여전히 많은 작곡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시 노래의 음악적 표현이 다양해졌을 뿐이다. 문명 변화에 의해 등장한 전자악기나 전자기기들의 음향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예술가곡이 작곡되기도 한다. 물론 진지한 사유를 통해 온전한 구조와 정선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
시 노래 예술가곡은 짧은 형식안에 시와 음악이 용해되어 있기 때문에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아도 작은 노력으로 친할 수 있는 클래식이다. 성악가의 발성을 반드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시와 하나된 노래를, 시를 좀더 감성있게 낭송한다고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 많은 청소년들은 시는 없고 자극적인 말만 있는 강한 비트의 대중음악에 너무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시정 순수한 클래식, 시 노래를 친하게 느낄 수 있으면 우리나라 문화도 한 등급 상향할 것을…. 아름다운 섬 <홍도> 를 유람하는 관광선의 배경음악이 시끄럽기만 한 음악이어서야 되겠는가? 아름다운 항아리처럼 나무랄데 없는 시 노래가 배경음악이면 관광선에서 보는 <홍도> 의 아름다운 풍광, 비경도 한결 돋보일것이다. 왜 모를까? 홍도> 홍도>
음악은 긴장을 풀어주기도 있다. 지금도 기억에 새로운 전세계를 감동시킨 밴쿠버 올림픽 피겨 여왕 김연아는 경기를 시작하기 바로 전까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가? 날으는 새! 음악으로 긴장을 푼 그녀는 빙판위에서 한없이 아름다운 춤 연기를 보여주었었다. 듣고있던 음악은 아마도 아정한 음악이었을 것이다. 시 노래이었을까?
음악은 불안감 해소에도 큰 효과가 있다. 환자의 수면을 돕거나 수술에 대한 불안을 완화시켜주기도 하고 정신장애가 있는 이에게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응급실의 위급상황에 대한 불안, 긴장 때문에 직무 스트레스가 큰 의료진에게 짧은 휴식시간에 예술가곡을 들려주었더니 불안감 해소에 큰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침 산책길에 자주보던 목련이 드디어 꽃을 피웠네! 봉곳-이 맺혀있던 개나리 꽃-봉오리가 드디어 꽃을 피웠네! 예쁘디 예쁜 꽃을 피웠네!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부르던 <4월의 노래>가 생각난다.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 시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4월의 노래, 1951>를 노래하며 꽃피고 새 노래하는 화창한 봄, 4월의 아름다운 계절을 마음껏 느껴보면 좋을 것을! 운율이 어눌하면 어떠리. 시를 한편 써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그 시를 자기 좋은대로 노래 해 보는 것이다. 음유시인이 되어보는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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