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같은 삶' 보냈던 민주 열사들 기억하며
김주열 열사의 묘역에서 돌아오는 길가 발아래에 노란 민들레가 활짝 피었다. 4월이면 여기저기 피어나 주변을 환하게 비친다. 민들레는 수십 개의 꽃송이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꽃처럼 보이게 피는 꽃차례로 동그란 모양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꽃가루 받이에 성공한 후 바람에 자신을 날리기 전까지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며 또 한번 같이 있음을 확인하는 꽃이다. 충분히 홀로 설 수 있는 힘이 생긴 홀씨들은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타고 자신의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몸을 날린다. 미지의 세상으로 거침없이 날아올라 부딪치는 그 어떤 곳에 자신의 둥지를 튼다.
독재를 물리치고 이 땅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린 수많은 열사들은 민들레처럼 살았다. 땅 위의 줄기보다 15배나 깊은 뿌리를 지닌 강인한 민들레는 나쁜 환경을 견뎌 내는 인(忍), 뿌리가 잘려도 새싹이 돋는 강(剛), 꽃이 한번에 피지 않고 차례로 피는 예(禮), 여러 용도로 사용되니 온몸을 다 바쳐 기여한다 하여 용(用), 꽃이 많아 벌을 부르므로 덕(德), 줄기를 자르면 흰 액이 젖처럼 나오므로 자(慈), 약으로 이용하면 노인의 머리를 검게 하여 효(孝), 흰 액은 모든 종기에 효험이 있어 인(仁), 씨앗은 스스로의 힘으로 바람을 타고 멀리 가 새로운 후대를 만드니 용(勇)등의 많은 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4월! 민들레의 삶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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