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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어린시절 추억 남아있는 전주 남부시장 - 최수규

최수규(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전주를 방문해서 남부시장을 지나갈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을 하게 된다. 아버님께서는 6·25 전쟁 직후 고향 김제를 떠나 누나와 큰 형을 데리고 전주로 나오셨다. 전주 남부시장에서 남의 가게에서 일을 몇 년 배우신 후에, 독립하여 싸전을 운영하셨다. 6남 1녀의 장남이자 4남 2녀의 가장이셨던 아버님께서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장사를 해서 아버님 형제들을 교육시키고 결혼까지 시키셨다. 사촌 형제들도 우리 집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항상 집안이 북적거렸다.

 

우리 집은 완산초등학교 앞에 있었기 때문에 남부시장에서 가까웠다. 그래서 방과 후에 가게에 자주 들려서 아버님을 졸라 군것질을 하곤 했다. 지금은 농약 때문에 보기 힘든 메뚜기 볶은 것을 가을에 맛있게 먹었던 것과 겨울에 사과 상자에 올려 놓은 해삼을 옷핀으로 찍어 먹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남부시장 옆을 흐르고 있는 전주천은 그 당시에는 유량이 매우 풍부해서 친구들과 물놀이를 많이 했다. 여름 장마철에는 물이 하천 둑을 넘칠 정도였고 수박, 돼지 등이 떠내려 오곤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수원지가 말라서 바닥에만 물이 흐르는 개천으로 변해서 매우 아쉽다.

 

2001년부터 2년 동안 중소기업청 판로지원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재래시장지원특별법을 제정하고 시설 현대화사업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시행하였다. 전주 남부시장도 시설 현대화사업을 신청하여 지원대상 시장으로 선정되었을 때, 아버님께서 평생 동안을 장사하신 시장을 조금이라도 도와드릴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 그 때에는 유통시장 개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을 하나라도 더 지원하기 위해서 예산 확보, 법률 제·개정 등의 업무를 힘들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참 열심히 일을 했다.

 

지난 2월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경기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을 방문해서 시장 상인들의 어려움을 듣고 애로사항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성남 중앙시장 상인들이 변하기 위해서 교육을 많이 받고 있고, 상인 후계자 아홉 분이 경영대학원에 다니면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렇게 혁신하고 투자하는 중앙시장은 주변 500미터 이내에 기업형 슈퍼가 네 개나 있지만 매출이 증대하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찬 가게와 전을 파는 가게는 연 매출이 30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전주 남부시장을 비롯한 전북지역의 전통시장들도 유통시장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교육, 선진시장 탐방 등을 통해 경영혁신을 이룩하여 성남 중앙시장 같이 많은 손님들이 찾아 오고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이 그치지 않는 활력이 넘치는 삶의 터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수규(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최수규씨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오리건주립대학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중소기업청 기획예산담당관, 정책총괄과장, 정책심의관(국장), 기술경영혁신본부장, 창업벤처국장과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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