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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건강, 생활스포츠로 가꾼다] 승마

말과 함께 전신운동…체형 교정·정서적 효과도…단체로 복장 갖추면 1인당 35만원

전주승마장에서 승마를 배우고 있는 동호인들이 원형마장에서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말을 타고 있다. (desk@jjan.kr)

"이랴!"

 

이슬비가 내리던 21일 오전 9시 전주시 호성동 전주승마장.

 

원형마장에서 다섯 명의 남녀가 앞뒤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말을 몰고 있었다. 신영순 씨(42)가 앞장서고, 윤은미 씨(39·이상 전주시 탄소산업과)가 후미에서 뒤따랐다. 이들은 전주시청 공무원 36명으로 구성된 승마동호회(회장 나영균) 회원들. 이날은 이 동호회가 매주 토·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하는 날이다.

 

"워!"

 

같은 시각 원형마장 옆 실외마장(대마장). 장현기 교관(50)이 10여 분째 온몸이 까만 '흑진주'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올해 네 살인 이 말은 전주시청 승마동호회장인 나영균 씨(55·자치행정과)가 300만 원을 주고 산 '자마'(自馬). '흑진주'는 로데오 말마냥 무시로 앞발을 들었다. 마장 밖에서 이를 지켜보던 박이주 씨(45·전통문화과)가 "교관님이 말을 '순치'(길들이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씨는 2009년 4월 이 동호회를 만든 초대 회장. 그는 "예전에는 승마가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상당히 대중화됐다"며 "마라톤도 운동화만 13만 원이고, 테니스도 라켓 하나에 50만 원, 골프도 채가 100만 원이 넘는다. 승마가 생각만큼 비싼 운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승마 모자와 바지, 부츠, 장갑 등 마복을 갖추는 데 단체로 구입하면 1인당 35만 원가량 든다고 덧붙였다.

 

전주승마장의 이용 요금(30분 기준)은 개인의 경우, 평일 3만 원, 주말 3만5000원. 하지만 동호회 등 단체(8인 이상)가 이용하면 평일 1만5000원, 주말 2만 원으로 할인된다. 주 2회 강습비(한 달 기준)가 20만 원이고, 주 3회 30만 원, 주 5회 40만 원이다. 네 번 정도 말을 타면 평보(walk)로 탈 수 있다. 말의 보법(말이 걷거나 뛰는 방법)은 평보·속보(trot)·구보(canter) 등 3가지로 나뉘며, 평보에서 속보 단계까지 두 달, 속보에서 구보까지 네다섯 달 정도 걸린다는 게 장 교관의 설명이다.

 

승마를 시작하기 전 마라톤 풀코스(42.195㎞)도 수차례 완주했다는 박이주 씨는 "처음엔 '말이 뛰지 내가 뛰냐'며 운동량이 적은 줄 알았다"며 "막상 (말을) 타보니 20분만 타도 온몸을 흔들어 대니까 운동량이 적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동호회의 활동 반경도 넓어졌다. 회원들은 지난해 9월 충남 부여군과 공주시에서 열린 '세계 대백제전'에서 기마 행렬과 황산벌 전투 재현에 참여했다. 앞서 같은 해 6월엔 5박 6일 일정으로 몽골로 트레킹(trekking)을 떠나 말을 타고 100㎞ 장정을 마쳤다. 이들은 이따금 바닷가나 천변으로 외승(外乘)을 나간다. 이튿날(22일)에도 1인당 7만 원씩 걷어 충북 청원군 오창읍 한국마상무예원 주몽승마장으로 외승을 간다고 했다.

 

"경북 상주시장은 승마 대중화를 위해 말을 타고 출근해요. 진짜 친환경 교통 수단이죠. 전주는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시설(승마장)을 갖추고도 마필이 8마리뿐이에요. 말이 부족하니 사람들은 (승마장에) 와서도 기다려야 합니다. 현재 있는 말들도 노령화하고, 피로가 누적돼 언제 쓰러질지 몰라요."

 

회원들은 "승마 수요는 느는데, 공급(마필)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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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goodpe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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