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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전북장애인도민체전, 몸은 불편해도 영차! 영차!

2011 전북 장애인체육대회가 9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줄다리기를 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추성수(chss78@jjan.kr)

9일 오전 10시 전주 화산체육관 주차장은 대형버스와 승용차들로 북적거렸다. '2011 전북장애인도민체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도내 14개 시·군 장애인과 대회 관계자 등 3000여 명이 모인 것이다.

 

강천봉 씨(44)는 휠체어를 끌었다. 1999년 1월 21일 공사장에서 무거운 것을 들다가 넘어져 척추를 다쳤다. "성격도 급해지고,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그는 2004년 집 옆에 복지관이 생기면서 바깥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엔 완주군 장애인체육협회를 만들었다. 그는 올해 협회 회장으로서 회원 100여 명을 이끌고 이 대회에 참가했다.

 

오후 팔씨름 경기에도 나서는 그는 "장애인들은 받침대 없이 서로 팔꿈치를 받치고 한다"며 "각자 입장도 듣고, 건강도 묻고, 이런 행사가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음엔 전주종합경기장처럼 넓은 장소에서 했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들은 아들과 부인이 승용차를 체육관 바깥(도로)에 주차했다"고 꼬집었다.

 

이종기 씨(71)는 목발을 짚었다. 임실에서 왔다는 그는 "예전엔 배구도 하고, 고리걸기도 했는데 지금은 늙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화장실을 찾았지만, 이미 북새통이었다.

 

강재영 씨(77·군산 삼학동)는 흰지팡이를 쥐었다. 15년 전 망막박리로 시각장애 1급이 된 그는 "눈이 하얗고, 안쪽으로 들어가 넘(남한테) 뵈기 싫어서 (까만) 보안 안경을 썼다"고 했다. 강 씨 옆엔 10년 이상 알아 온 이승보 씨(56·군산 신풍동)가 서 있었다. 시각장애 2급인 이 씨는 오른편에서 걸으며 강 씨를 개회식장으로 안내했다.

 

마이크를 잡은 전북장애인체육회 박효성 상임부회장이 단상에서 마지막 예행연습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전북농아인협회 수화통역사 강지현 씨(32)가 손짓으로 전달했다.

 

오영수 씨(51·완주 상관면)는 앞에 앉은 이와 무시로 장난을 쳤다. "16년 전 건설 현장에서 목공 일을 하다가 11m 난간에서 떨어졌다"는 그는 지체장애 2급. 그 뒤로 "오른팔의 감각신경이 없어서 뜨거운 것도 모른다." 그는 팔을 걷어 화상 흉터를 보여줬다. "긍정적으로 살아야지"라던 그가 "프로그램을 보려고 했더니, 책자를 안 찍었나…"라며 투덜댔다.

 

오전 10시 30분. 박효성 상임부회장이 "오늘같이 행복한 날이 1년 365일이면 얼마나 좋겠느냐. 올해 대회가 일곱 번째지만, 체계적인 행사를 치른 것은 민선 4기부터다. 장애인 체육은 이제 생활"이라며 개회를 선언했다. 개회식엔 김춘진 국회의원, 송하진 전주시장, 조지훈 전주시의회 의장, 노석만 전북도의원, 정헌율 도 행정부지사, 고환승 도체육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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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goodpe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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