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대거 포진했다. 다행히도 어른들이 함께 봐도 괜찮을 '수준 높은' 영화들. 오히려 어른들이 더 좋아할만한 이야기다. 이런 탓에 '어른'관객도 많을 예정이니 부디 '어린이'관객들은 극장을 찾기 전 극장 예절을 숙지 할 것.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면서도 어린 아이들 때문에 보기가 겁난다는 관객들이 간혹 있으니 말이다.
▲ 카2 (애니메이션/ 113분/ 전체 관람가)
픽사의 영화들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 세 말하면 입 아플 정도의 스토리와 영상을 자랑한다. 뻔한'권선징악'을 바탕에 두었음에도 눈에 띄게 유치하다거나 몸이 꼬일 정도로 교훈적 내용보다는 스스로 깨닫게 하는 놀라운 능력이 숨겨진 것. 하지만 이런 스토리는 어디까지나 바탕일 뿐 픽사의 꽃은 영상에 있다. 그런데 이번 '카2'는 그 훌륭한 영상에 어드벤처라는 장르까지 조합해 더 멋진 화면을 만들어 냈다.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레이싱카 라이트닝 맥퀸(오웬 윌슨)이 세계적인 스타가 되어 돌아왔다. 휴식을 취하려던 맥퀸, 하지만 소망과는 달리 단짝인 견인차 메이터(래리 더 케이블 가이) 때문에 또 다시 세계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석유가 아닌 대체연료 알리놀을 사용해야 하는 대회에서 메이터는 국제적인 첩보전에 휘말리게 되고 영국의 스파이들이 메이터를 미국 스파이로 오해하면서 사건은 점점 커지는데.
'카'는 원래 성장 애니메이션에 가까웠다. 이렇게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깨닫는 내용에서 '카2'는 '모험'이라는 키워드를 적용해 전혀 다른 장르로 변신을 꾀했다. 이 변화는 화면 구성에도 영향을 끼쳐 세계의 모습을 담기에 이른다.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드는 화려한 로케이션이 더해진 것. 여기에 핀 맥미사일, 홀리 쉬프트웰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전편과는 다른 매력을 가득 담았다. 하지만 너무 욕심을 냈을까. 어린이들은 당연하고 어른들조차 이해하기 힘든 마니아적 자동차 유머 때문에 전반은 재미가 떨어진다.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 때문에 맥퀸은 자칫 그저 그런 이미지로 비춰지기도 한다.
카레이싱과 첩보전이 결합된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을 것. 영화 맨 처음 등장하는 토이스토리 단편도 '카2'의 재치이자 위트다.
▲ 리오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 96분/ 전체관람가)
혹자는 '엄마의 마음'이 가장 믿음직스럽다 평하는데 그렇다면 '리오'는 꽤 괜찮은 영화가 아닐까. 자식이 있었다면 이 영화를 꼭 보여줬을 테니 말이다.
마시멜로를 띄운 코코아와 아늑한 새장을 좋아하는,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희귀 앵무새 블루(제시 아이젠버그/ 송중기). 블루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단 한 마리의 짝을 찾아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로로 향한다. 하지만 뜨거운 삼바 축제의 열기로 가득한 리오는 블루가 지내온 새장과는 완전히 다른 곳. 희귀 새를 팔아넘기려는 악당들이 위협해 오고 블루와는 다르게 지나치게 독립적인 쥬엘(앤 헤서웨이/ 박보영)과 마찰이 생긴다. 이렇게 다른 공간과 다른 친구들을 만나며 블루는 새장 밖 세계를 마주하는 법을 배우는데.
'리오'는 '아이스 에이지'제작진이 다시 뭉쳐 제작한 작품이다. 남미의 브라질, 그것도 카니발 시즌을 택함으로써 독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야생 조류들과 카니발의 색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삼바, 보사노바 같은 다양한 음악 종류도 나타나는 것. 특히 리우 전경과 퍼레이드 행렬을 내려다보는 장면은 장관 중의 장관이다.
오리지널 더빙을 맡은 앤 헤서웨이와 아이젠버그의 연기력도 훌륭하다. 자막과 우리나라 더빙판을 모두 볼 관객이 있다면 조금은 비교가 되고 실망을 할지도. 어색한 장면이 가끔 연출되기 때문이다.
한 편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로 가족단위는 물론이고 어른 관객들끼리 봐도 무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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