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광구' '기생령' 개봉 연기
영화 '7광구'와 '기생령'에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3일, 두 작품 모두 개봉을 돌연 연기 한 것. 영화 후반 작업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이유다. 예매했던 관객들은 환불의 불편함이 따르겠지만 시사회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조금은 더 채워져 극장에 걸렸으면 하는 바람에 오히려 다행.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더 나빠지지는 않길 바란다.
▲ 7광구(SF, 액션, 모험/ 112분/ 15세관람가)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수제 반짝이 츄리닝'을 보며 설렘을 느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 그 드라마의 마지막 회에 등장한 '7광구'라는 제목의 대본은 이번 주 영화로 돌아왔다. '시크릿 가든'에 출연했던 하지원이 주인공을 맡았고 우연인지 의도인지 드라마에서 액션 배우로 분했던 그녀는 '7광구'에서 또 액션을 선보인다.
제주도 남단, 7광구에 떠 있는 석유시추선 이클립스 호. 산유국 꿈에 부푼 대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추 작업은 매번 실패로 끝난다. 결국 본부로부터 철수 명령을 받게 되고 철수를 위해 본부에서 베테랑 캡틴 정만(안성기)를 투입한다. 오랜 시간 공들인 만큼 7광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장비 매니저 해준(하지원)은 석유가 있다는 확신 아래 본부의 일방적인 명령에 강하게 반발하게 되는데. 철수까지 주어진 시간은 한 달. 해준과 대원들이 마지막 시추작업에 총력을 가하던 어느 날, 갑자기 본부와 통신이 끊기고, 이클립스 호에는 괴 생명체가 나타난다.
'7광구'의 가장 큰 문제는 통일 되지 않은 캐릭터의 설정이다. 괴물은 강해 보이지만 한 사람의 타격에 맥없이 쓰러지기도 하고, 강한 여성으로 부각되는 해준은 남성들의 싸움에 울음으로 대응하다가도 어느 새 여전사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등장인물의 성격이 오락가락 하는 사이 3D로 제작된 영상은 어설픔의 극치로 쐐기를 박는다. CG 기술의 후퇴로 대변되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 다행이 3D를 2D로 전환해 상영한다는 소식도 들리고 후반 작업을 다시 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좀 더 나은 모습이 되어 돌아오길 기대한다.
▲ 기생령 (공포/ 92분/ 청소년관람불가)
우리나라 공포 영화는 어딘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큘라나 뱀파이어는 '토종 귀신'이 아닌지라 뭔가 우습고 현대적인(?) 유령들은 다른 나라, 특히 일본의 귀신들과 너무나 닮았다. 그런 의미에서'기생령'은 다르다. 우리나라의 전통 무속 결합한 스토리를 만들어 냈기 때문. 사실 시사회 내내 고개를 제대로 못 들어 내용은 반쯤 기억나는데 이 정도면 성공한 것 아닌가. 공포영화는 무서워야 제 맛이니까 말이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던 가희(황지현)는 무당의 힘을 빌려 미아가 된 아이를 독 안에 가두고 굿을 진행한다. 이 후 빈(이형석)을 낳게 되지만 가희는 잔혹한 죽음을 맞게 되고, 혼자 남은 조카를 돌보기 위해 남편 장환(박성민), 동생 유린(효민)과 함께 서니(한은정)는 빈의 집으로 이사 오게 된다. 고아가 된 조카를 불쌍히 여기던 서니. 하지만 가끔씩 이상 행동을 보이는 빈에게 조금씩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이사 온 후부터 계속되는 악몽에 점점 지쳐가게 되는데.
'기생령'은 아역 배우가 살린 거라고 볼 수 있다. 성인 연기자들도 그럭저럭 괜찮지만 문제는 허술한 각본. 우리나라 소재는 잘 사용했는데 공포 효과는 어디서 이미 본 듯한 짜깁기에 불과하다. 그래도 앞서 얘기 했듯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답게 잔인하고 무섭기는 하다. 영화에서 가장 거슬렸던 부분은 쓸데없이 꽝꽝 터지던 효과음. 이번 영화 개봉 지연은 필름은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굉음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참에 기운 빠지는 효과음들도 같이 좀 제거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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