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나, 통증, 챔프…등
연휴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영화다. 가족들끼리도 친구들끼리도 누구와 함께해도 어색하지 않은 유일한 매체. 더욱이 추석같은 대목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대거 개봉하기 때문에 영화 관람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집안 일 돕기 싫은 노처녀 딸도,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는 엄마도, 직장 일에 영화관 찾은 지 오래인 오빠도 두루 즐길 수 있는 추석 영화. 액션, 웃음, 사랑 등 입맛대로 고를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워리어스 무에타이 리얼 옹박(액션/ 80분/ 청소년 관람불가)
'남자들끼리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싶을 때'
'옹박'시리즈는 이런 상황에 잘 어울리는 영화다. 언젠가는 코끼리를 지켰고 또 언젠가는 무에타이 부활에 일조하더니 이번에는 황실의 보물을 사수하려는 남자의 활약상을 그렸다.
1987년, 태국과 미국의 대사가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받는 자리. 갑작스런 괴한들의 습격으로 대사들은 죽고 보물은 잃게 된다. 2009년 어느 날, 커크(러셀 윙)는 우연히 황실의 보물 한 가지는 찾게 되고 이를 알게 된 골동품 밀수 조직이 움직이며 일은 커지는데...
언제나 그랬듯 이야기 보다는 액션. SF를 보는 듯 한 허무맹랑함 속에 재미를 찾기 바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태국 영화의 진수는 '옹박'의 진짜 묘미다.
▲ 콜롬비아나 (액션, 모험/ 105분/ 15세 관람가)
암흑조직에게 부모를 잃고 홀로 남은 9살 소녀 카탈리아(조 샐다나)는 부모의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는 킬러 삼촌에게서 완벽한 복수를 준비해 가게 되고 똑똑한 두뇌와 치명적인 매력으로 킬러로서의 조건과 실력을 갖추게 된다. 드디어 카탈리아는 부모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들을 하나씩 처리해 가고 이 때문에 동시에 FBI와 암흑조직의 표적이 되는데.
액션 영화를 표방하는 '콜롬비아나'는 연약할 것 같은 소녀가 어떻게, 어떤 이유로 킬러로 성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포스터에서부터 느껴지는 액션에 대한 기대는 영화에서 어느 정도 채워주기는 하지만 스토리가 깔끔하지 못한 단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부모님 복수를 위해 킬러가 된다는 설정 또한 식상하고 마치 짜고 치는 듯 한 어린 시절 탈출신은 눈요기는 되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마이너스. 킬링 타임용으로나 머리 쓰기 싫을 때 추천하고 싶은 영화로 다양한 종류의 각종 총이나 화려한 액션이 남성 관객에게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날씬하고 매력적인 조 샐다나 또한 남자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 파이널 데스티네이션(공포, 액션/ 95분/ 청소년 관람불가)
죽을 만큼 위험한 사고를 우연히 피하게 됐고 그런 사람이 여러 명 있다면 이들이 죽을 차례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아는가?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는 이런 전제 하에 시작한 이야기다. 꿈에서 본 사고가 실제로 일어나고, 그래서 우연히 친구들과 그 사고를 피하게 된 주인공. 그들은 사고로 인한 죽음은 피했지만 또 다른 위험을 차례대로 겪게 된다. 하지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차례를 무참히 파괴했다.
긴장감으로만 따진다면 1, 2위를 다툴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시리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깔끔하게(?) 죽는 사고신은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백미. 늦은 밤 제대로 두근거릴 수 있는 선택으로 2D와 3D버전 모두 볼만한다.
▲ 챔프 (드라마/ 133분/ 12세 관람가)
휴먼 드라마에 제일 잘 어울리는 배우를 찾으라면 단연 차태현을 꼽겠다. 평범한 듯 하면서도 배우 같고 귀여운 듯 하면서 멋있고, 동네 오빠나 교회 오빠 같은, 모자란 듯 하다가 따뜻한 그런 이미지가 차태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챔프'는 주인공만큼은 일단 제대로 골랐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읽고 시신경을 다친 채 어린 딸(김수정)과 살아가는 기수 승호(차태현). 같은 사고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친 경주마 우박이가 '챔프'의 중심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이들의 우승을 향한 경주를 희망적으로 그린 이야기로 따뜻함이 돋보인다.
명절이면 등장하는 감동과 눈물이 만난 가족 영화로 요즘 대두되고 있는 동물과 사람의 이야기가 인상 깊다. 감동을 위해 다소 억지로 만든 장면들이 있기는 하지만 풍풍 감동에 눈물 좀 흘리게 될 것이다. 김광규, 박하선, 박원상 등도 출현한다.
▲ 통증 (드라마/ 104분/ 15세 관람가)
아직도 현실과 영화를 구분하지 못하고 만화책을 보며 꿈을 키워 나가는 기자는 영화 '통증'이 불륜 같아 마음이 껄끄러웠다. 토끼 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마누라를 가진 권상우의 애정 신(포스터부터)이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봐야만 했던 것은 이미 많은 영화에 원작을 제공한 강풀 작가가 원작자이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겪은 사고 후유증으로 온 몸의 감각을 잃은 남순(권상우)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탓에 마음의 상처도 타인의 고통도 알아채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날 유전으로 인해 작은 상처도 치명적인 통증으로 느껴지는 여자 동현(정려원)을 만나게 되는데.
강풀식 유머와 애잔한 이야기, 연기와 스토리가 잘 어우러졌지만 웹툰으로 볼 때만큼의 감동은 부족하다. 가수 임재범이 부른 O.S.T.가 영화의 맛을 살린다.
▲ 파퍼씨네 펭귄들(코미디/ 95분/ 전체관람가)
이 영화는 제목처럼 펭귄이 대거 등장한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이 펭귄들이 약간의 CG 처리를 제외하고는 진짜라는 것. 이것만으로도 영화 티켓 값은 하지 않았나.
파퍼(짐 캐리)는 사업에는 성공했지만 가족들과의 사이는 좋지 않다.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에게서 이상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는데 바로 남극펭귄. 이 애물단지들을 버리기 위해 알아보지만 오히려 펭귄 다섯 마리를 추가로 받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퍼의 아들의 이 펭귄이 자신의 생일 선물이라 오해하게 된다. 간만에 아빠 노릇할 기회를 가진 파퍼는 펭귄을 버릴 수도 없고 결국 동거 생활을 시작하는데.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 주인공이 누군지 따진다면 '파퍼씨네 펭귄들'은 일단 관람 해야 할 것이다. 코미디 영화를 위해 태어난 남자 짐 캐리가 주인공이기 때문. 내용이 좋든 별로든 그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평균점 이상은 했다.
행복하고 즐거운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이야기로 오락성도 제법 괜찮다. 동물영화로는 독특하게 펭귄을 등장 시켜 더 눈길이 간다. 추석 가족 영화로는 가장 제격. 펭귄과 잼 캐리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