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수 사)국제벤처네트워크 이사장
과거에는 미국 경제가 어려웠어도 교육비나 연구비를 대폭 줄이지는 않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학생 수도 줄고 있다. 이 같은 악재들은 학교 경영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미래인재의 파이프라인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공립학교 시스템이 몰락하고 있다. 교사들은 월급만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 투 잡(21%)을 하고 있다. 특히 전체 교사 중 62%가 코칭이나 과외 교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고는 매년 미국 교사의 20%가 명퇴를 신청하고 있으며, 근속 5년 이전에 46%의 선생들이 가르치는 일을 그만둔다고 한다.
이러한 사태는 공립학교의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물론 우수한 학생들도 미국을 떠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들도 대학과 다를 바가 없다. 기업이 연구비를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이나 품질을 향상시키기보다는 해외에서 개발해 놓은 제품을 미국 내에 판매하는 마케팅 체널(Channel) 개발에 그칠 뿐이다. 더욱이 기업은 직원을 감원하고 있다. 이러한 형국은 수많은 우수한 인력을 실업자로 내몰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과학자나 연구진들은 국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국외를 선택한 우수한 인력들은 앞으로도 미국 경제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미국의 인재들이 취업을 선호하는 곳은 중국을 꼽는다.
작년 8월1일 NPR(미국 국립 라디오 방송국) 뉴스에 의하면 "2010년도에 중국은 연구개발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6980억위안(약110조원)이었다. 2011년에 중국은 중국계 과학기술자 8만여명을 끌어들인다"고 발표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노벨상 수상자들을 유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급 과학기술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우수한 인력 수급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고급 기술을 이전해 오는데 있다.
중국은 '남의 불행이 나에게는 기회'라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우리나라도 중국의 과학기술자 유치 전략을 배울만 하다. 선진국의 기술과 우리의 기술을 합친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에서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여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을 해야한다.
이 같은 국가 정책은 전북과 공유되어야 한다. 먼저 전북은 미국, 유럽 등 우수한 기술인력을 영입해 터전을 마련해 주고 적응하도록 돕는 정책을 편다. 정부는 전북에 IT연구소를 신설하고 기업을 이전하는 등 인프라 구성을 지원한다. 이처럼 상호보완적으로 국비와 도비를 합쳐 몇 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면 우수한 외국 기술 이전과 동시에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예로 프랑스의 INRIA라는 연구소가 원래는 응용수학분야의 연구소였다. 이 연구소에 고도의 기술 연구진들이 모이면서 현재는 프랑스 IT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수많은 특허와 제품들은 프랑스의 국방산업발전뿐 아니라 세계 무기시장의 핵심 기술을 점유하고 있다.
INRIA와 같은 연구소가 전북 주요도시에 배치되고 해외의 우수한 인력들이 대거 몰려들기를 기대한다. 또한 전북대를 비롯한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세계적인 우수인력들을 받아들이고, 우수 인력을 배출해 내는 명문대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유영수 이사장은 미국 버크리대학 공학박사 출신으로 미국 IBM 연구소 연구원, 휴렛팩커드사 책임연구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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