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고 있는 외국인 코미디언을 꼽으라면 단연 '미스터 빈'(로완 앳킨슨)이 아닐까. 영국의 국민코미디언이자 배우인 그는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미스터 빈'으로 더 널리 알려진 로완 앳킨슨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영국 총리를 지낸 토니 블레어와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1978년 BBC의'Not The Nine O`clock News'의 멤버로 참여해 그해 최고의 BBS 인물로 선정된 그는 훗날 최고의 파트너가 된 리차드 커티스와 BBC의 시추에이션 드라마 'Blackadder'로 만나 1983년 국제 에미상, 에이스상, 연예인상을 비롯, 3개의 영국 아카데미상을 휩쓸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를 영국의 국민적 영웅으로 올려놓은 것은 '미스터 빈'이다. 1989년 리차드 커티스와 재결합해 만들어낸 '미스터 빈'은 BBC 최고의 시청률, 영국 최고 비디오 판매율 등 각종 기록을 세워 영국 역대 최고의 코미디물로 평가받는다. 영국 뿐 아니라 전 세계 250개국에서 방송되면서 그를 세계적인 스타로 올려놓기도 했다. 로완 앳킨슨은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쟈니 잉글리쉬2 : 네버다이'에서 역시 자신의 몸개그 특기를 살린 허당 스파이로 열연했다. 이때 공개된 특별영상을 보면 함께 출연했던 동료들이 그의 연기에 임하는 자세나 완벽함에 감탄해 존경심을 보내며 로완 앳킨슨이야말로 진정한 예술가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덧붙이자면 그는 명문 옥스퍼드대학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미스터 빈' 로완 앳킨슨이 전 세계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각)에 열린 런던개막식에서다. 사이먼 래틀 경이 지휘하는'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출연한 그는 영화 〈불의 전차〉 OST의 키보드 연주자였다. 연주 시작부터 끝까지 그가 맡은 것은 오로지 건반 '레' 하나만 두드리는 일. 그 과정에서 그는 지루한 표정으로 키보드를 연주하다가 휴대폰을 만지는가하면 콧물을 닦을 휴지를 가져오느라 손가락 대신 우산으로 연주하더니 급기야는 졸기 시작한다. 잠든 사이 영화 '불의 전차'를 패러디한 영상에서 함께 해변을 달리는 꿈까지 꾸는 그는 연주가 끝나자 놀라 깨지만 능청스러움으로 공연을 마무리 한다.
런던올림픽 개막식 여운이 아직 길다. "어떤 것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것"이라고 공언했던 연출자 대니 보일이 차려낸 '품격 있는 성찬'이 준 감동 덕분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도 백미는 '미스터 빈'으로 상징되는 '유머' 코드가 아닌가 싶다. 역시 '영국다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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