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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세상

서로서로 칭찬하는  착한 경쟁자와함께 미래를 동행했으면

▲ 권 송 성

 

국보디자인 회장

얼마 전 TV 프로그램 중에서 많은 사람의 귀와 눈을 의심케 하는 뉴스가 있었다. 짜장면 한 그릇에 990원하는 음식점. 이름하여 '착한 가격'이란다. 그 곳에는 점심시간 손님이 줄을 이었다. 도지사도 함께 시식하는 장면이 보였다. 작지만 잔잔한 감동과 의문이 들었다. 저런 가격으로 팔고도 이문이 남을까, 과연 지속 가능한 가격일까.

 

김병로님은 수필집 '가슴이 따스한 바보'에서 사람들이 살다가 다급해졌을 때 누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할까 고심하는데 그 때 떠올리게 되는 사람을 가슴이 따스한 바보라고 표현하고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을 '착한 바보'라 부르고 싶다. 그는 자신의 수필에서 "밥 먹는 것은 행복이지만 맛있게 먹는 것은 더 큰 행복이고, 맛있게 먹는 것은 행복이지만 감사하게 생각하며 먹는 것은 더욱 큰 행복"이라고 설파한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먹고 나누고 함께 발전하고 행복해야 할 사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난 세월 얼마나 험난한 인고의 세월이었던가! 배고프고 어둡고 어렵게 저항하며 피땀 흘려 일했고 그런 가운데서도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바꾸고 가꿔 오지 않았는가? 모두가 참으로 장한 우리들인데, 모두가 그에 상응한 행복을 누려야 하고 감사해야 마땅한 우리들인데, 그렇지 못한가 보다.

 

요즘 사람들은 신문이나 TV뉴스를 읽고 보기가 싫다고들 한다. 전하는 얘기마다 사건 사고 고발 배신 거짓선전, 자기품위를 손상케 하는 욕설뿐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짓밟아야 내가 올라서는 줄 아는 삼류 시정잡배들의 행태가 지면과 화면을 도배한다. 검증되지 않고 밑도 끝도 없는 인터넷 매체의 악담 퍼나르기는 극한의 상황이다. 이제 이런 것들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착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바르고 곱고 어질다 라고 표현돼 있다. 착한 가격, 착한 생활, 착한 교육, 착한 행정, 착한 정치, 조금은 어색하지만 착한 코미디를 엮어 보았으면 좋겠다. 모두를 일시에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소박하게 다만 몇 가지만 이라도 이렇게 바꾸어 보았으면 좋겠다.

 

하나, 인식과 명분은 있는데 실천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뒤돌아 볼 줄 아는 '착한 자기성찰'. 둘째, 내편 네편 가르지 않고 편하게 마음을 털어 놓고 환담 할 수 있고 서로 격려하는 '착한 사회'. 셋째, 과학적 이론과 증거제시가 있어도 자기진영의 주의 주장이 아니면 핏대를 세우고 부정부터 하는 독선이 남을 인정해야 나도 인정받는다는 평범한 진리 앞에 뒤로 물러서는 '착한 패배'는 어떨까?

 

그럼 누가 착한 뉴스거리를 만들고 전파하는 데 앞장 설 것인가. 전북도민이 그 역할을 담당하자! 나는 전북도청이나, 전주시가 허락만 한다면 "선비들의 애향(愛鄕) 착한 이들의 본도(本道) 전라북도"라고 호남 제일문 옆에 탑을 세우거나 아주 크게 현수막이라도 내걸고 싶다.

 

오른손이 한 선행을 왼손이 알면 선행이 아니라고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는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너무 옛날 선비적 사관이니 시대에 맞게 경쟁적으로 드러내 놓고 착한 일을 캠페인 하면 어떨까?

 

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춘다는데, 부정적 사고나 피해자적 패배의식은 우리에서 떠나라, 서로 칭찬하는 긍정적이고 착한 경쟁자만이 우리 동지다. 나는 그런 친구들과 미래를 함께 동행하고 싶다. 기부천사 김장환 부부 같은 이들을 롤 모델로 삼아 동참하는, 착한 마음의 전북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이 잃고, 높은 곳을 걷는 사람은 빨리 넘어진다는 채근담이 있다. '990원 착한 가격 짜장면'이 우리들의 저린 가슴을 풀어주는 용해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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