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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볼일 없는 시대, 유머로 찾는 희망

한승헌 변호사 '산민객담3' 펴내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람들은 저와 식사를 함께 하면 음식이 맛있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그 까닭을 물었더니, "그들이 말하기를,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더군요." 〈시장이 반찬〉

 

*대체로 실내에서는 전망 좋은 자리가 상석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때로 이의 아닌 새 학설을 내놓는다. "이 쪽에 앉는 사람은 전망이 좋겠지만, 저 쪽에 앉는 사람은 배경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배경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노 변호사와 원로 변호사〉

 

*"김대중이가 노벨평화상을 타다니 개도 웃을 일이다." DJ의 라이벌 한 분이 이런 악담을 했다. 이 말을 놓고 격분한 좌중에서 내가 말했다. "웬만한 일이면 사람들만 웃었을 텐데, 얼마나 기쁜 일이면 개까지도 웃었겠어요?"〈전주 김씨 김정일〉

 

*지방자치제가 부활되어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 DJ는 나보고 전북지사에 나가라고 권했다. 분명히 입장을 밝혔는데도 부총재 두 분이 연달아 특사로 왔다. 나는 처음엔 "전북지사보다 애국지사가 되고 싶다." 두 번째 특사에게는 "전북지사보다는 서울본사가 더 좋다"고 역시 유머로 넘겼다.-〈순회강연에 조연급으로〉

 

*박정희와 한승헌, 두 사람 사이의 공통점은 고복수의 '짝사랑', 이미자의 '동백아가씨'가 애창곡이라는 점. 그러나 어쩌다 그는 '유신찬가'의 탑싱어가 되고, 나는 '민주찬가'의 백싱어가 되었다. 〈그와 나의 애창곡〉

 

일상의 체험에서 우러난 해학을 담은 한승헌 변호사의 '산민객담 3 - 유머수첩'(범우사)에 실린 유머다. '유머산책'(2004)과 '유머기행'(2007)에 이은 저자의 세 번째 산민객담이다. 산민(山民)은 저자의 호. 지난 3년간 월간 '책과인생'에 게재해온 연재분과 2007년 봄 저자가 가천대학교의 '지성학 강좌'에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글을 모았다.

 

신문이나 TV 등의 매체나 타인을 통한 가공된 유머가 아닌, 직접적인 체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유머여서 더욱 공감을 산다.

 

'지금 같은 험악한 세상에서 웃음이란 어떤 지혜와 전략의 결정보다 소중하다. 한승헌의 한없는 낙관주의가 자아내는 웃음에는 그런 소중함이 바탕이 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전투적 사회를 평화의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의 하나라고 하겠다'(고은 시인)

 

'한승헌 변호사는 어두운 시대에 어려운 사건을 겪으며 살아왔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의 유머와 위트는 사람들에게 진실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는 아마도 한국 최고의 유머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박원순 서울특별시장)

 

'그는 만나는 사람의 가슴을 더불어 열어주는 푸근한 해학이 순발력 있게 튀어나와 친화력을 보탠다. 농담에 가시를 싸서 던지는 촌철살인의 멋 또한 그의 것이다. '(최일남 소설가)

 

"유머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해방과 여유, 친화력과 화합, 위로와 즐거움을 안겨주는 묘약이다. 그런가 하면, 비판과 설득, 공격과 도피의 기능도 갖는다. 말하자면 우리 인간의 사고와 언어에 전방위적인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다가오는 필수품이라 하겠다"

 

저자는 "유머의 좋은 점은 여러 모로 설명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원가가 별로 들지 않고, 거기에 또 면세라는 이점도 있다. 신분이나 소득과 상관없는 보편적 지적재산인 유머가 널리 일상화되고 체질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진안 출신으로, 전북대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감사원장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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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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