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순·육종석·최만식 씨 18일부터 작품 선봬
전주교동아트미술관(관장 김완순)이 운영하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시'의 참여작가 문민순 육종석 최만식. 이들은 지난 4월 처음 만났다. 30~50대까지 연령·지역도 다양하다. 서로 작업스타일도 다르다. 하지만 지역 사회와 호흡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3개월을 보냈다. 그간 이들이 바라본 전주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지역민과 소통을 이끌어 내고 있을까.
'레지던시, 자유를 탐하다 展'이 18일 오후 6시에 개막식을 갖고 30일까지 전주교동아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레지던시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의 중간고사(?) 성격이면서도 도내 작가·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먼저 레지던시 작가인 문민순 육종석 최만식과 지역작가인 김성민 서완호 유용상씨가 내놓은 회화, 입체, 설치, 영상, 사진 등 현대미술 작품 20여점으로 상호 교류에 나선다.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문민순씨는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의 사람들과 소통 그리고 관계 속에서 인간미를 탐구해 온 그는 의미 있는 퍼포먼스를 영상에 담았다.
영상에서 그는 함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육종석 작가와 나란히 마주선 채 줄을 잡고 있다. 불이 붙은 줄은 꺼질듯 말듯 이어지며 10분 동안 타들어간다. 그리고 새카맣게 탄 재가 흔적으로 남는다. '줄타기'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두 사람이 줄을 잡고 있는 것 자체가 '줄타기 놀이'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줄이 불에 탄다'라는 의미다.
문민순씨는 "한옥마을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과 어떤 소통을 이끌어 낼 것인지 고민했다. 꺼질듯 말듯 이어지는 불꽃이 나와 이 공간의 인연이라 생각했고 흔적으로 남은 재는 인연을 맺은 결과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육종석씨는 다소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사진에 담았다. 인간의 폭력성이 만들어낸 사회적 억압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온 그는 목에 개줄을 걸고 전주의 이곳저곳에서 자신의 셀프포트레이트를 촬영했다. 이를 통해 그는 모든 사회가 억압의 코드를 가지고 있고 이는 인간의 기저에 깔린 폭력성이 만들어낸 산물이며, 사람들은 이런 억압에 얽매여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육씨는 "전주의 전통문화를 보며 편안하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작업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지역작가인 최만식씨는 '십장생'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내놨다. 화폭에 담긴 도자기에 학, 소나무 등을 그려 넣은 작품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미에 현대적 기법을 더한 점이 눈길을 끈다.
최만식씨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작업을 나누는 작가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시각을 확장하고 있다. 서로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면서 이들에게 전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서로 배워간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개막식 공연으로 이창선씨의 대금 독주가 열리고 이어 '작가방에 초대합니다'에서는 세 명의 레지던시 작가의 작업실이 공개돼 시민들과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또 수년째 '골방영화제'를 개최해온 미디어아티스트 정상용씨의 실험영화가 교동아트스튜디오 뒷마당에서 상영되고 오는 29일에는 '나는 프랑스 파리에서 작업하는 미술가다'라는 주제로 문민순씨가 특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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