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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고보연씨는?

미술 치유로 장애우와 온몸으로 하나 되다

설치미술가 고보연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제부터 사회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유학길에 올라 독일의 드레스텐 미술대에서 설치미술을 공부했다. 그곳에서 보낸 5년 유학생활 동안 그는 피부색, 눈동자색이 다른 인종 소수자였다. 더욱이 언어소통의 한계에서 오는 시련과 타지에서의 외로움은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시련임과 동시에 도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선천적 장애를 가진 게다가 해결되지 않는 시련을 평생 안고 살아가는 장애우들을 보면서 독일에서 자신이 소수자로서의 아픔을 느꼈던 경험을 치유받았다는 것.

 

"이들이라고 처음부터 아프고 싶지는 않았을 거잖아요."

 

아내이자 엄마로, 창작활동을 하는 작가이자 활동가로 또 장애소수자를 위한 군산정신 보건센터 예술요법 강사로 활동하고는 있지만 처음부터 이 일이 신나고 좋지만은 않았다. 순수작가가 되고 싶어 오랫동안 쉬지 않고 배움과 작업을 오가며 앞만 보고 달려가던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건강이 악화됐다. 그 과정에서 내려놓아야 했던 많은 것들을 통해, 자신처럼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한 봉사를 해보고자 미술로 다가가게 됐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을 향한 그의 따뜻한 연대가 '지속'되는 일이다.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준 소수자들은 이제 그를 먼저 기다리고, 함께하는 시간을 즐거워한다. 그들이 지속적으로 '채움'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자신의 사회의 관심·지원이 필요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가 바라는 것 역시 소수자와의 지속적인 '함께'의 공간으로서 채움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움'이라는 공간이 채워질 수 있도록, 또 문화예술이 사람들의 삶과 맞닿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가만히 그의 진심을 응원해본다.

 

군산에서 태어나 전북대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나온 그는 독일 드레스덴 미술대학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0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열었고 광주 신세계 미술상, 전북청년미술상 등을 수상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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