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0 12:59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영화·연극
일반기사

전북브랜드공연 '춘향' 유쾌한 무대 합격…음향 조명은 미흡

익살스런 춤 등 재미에 초점 / 줄거리·배우 역할 다듬어야

▲ 지난 20일 초연한 ‘춘향’에서 기생과 양반역을 맡은 배우들이 춤을 선보이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과제도 남았다. ‘춘향전’의 또다른 변주인 국악뮤지컬 ‘춘향’은 유쾌하게 관람할 수 있지만 보완점이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이 지난 20일 전주시 경원동 전북예술회관에서 초연했다. 모두가 아는 사랑이야기에 신분 사회를 뛰어넘기 위한 속임수를 곁들였다. 음악은 현대와 전통을 접목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제작진의 설명처럼 국악기에 현대적인 리듬을 얹은 곡을 곳곳에 선보였다.

 

‘춘향’은 관객석에서 등장한 사물놀이의 길놀이로 시작하며 시선을 잡았다. 기생역의 무용수들이 ‘꽃타령’노래에 맞춰 흥겨운 무대를 선사하며 막을 열었다.

 

기생 신분을 딸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월매는 향단이와 춘향이의 신분을 바꾸고, 이런 가운데 춘향은 글 읽는 몽룡을 문지방 밖에서 바라보며 사랑을 키운다.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한 뒤 흘러나오는 ‘사랑가’는 펑크락이 곁들어진 신나는 곡으로 탈바꿈했다. 방자와 향단이는 ‘트러블 메이커’를 패러디하며 무대를 종횡무진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변학도가 뱃놀이와 함께 등장하며 호색한과 탐관오리의 면모를 보여줬다. “양반은 다 되지, 되지”라고 외치며 익살스러운 춤을 선보여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생점고 장면 또한 관객에게 웃음을 주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탭댄스, 웨이브, 송판 격파, 목으로 장구를 돌리는 ‘신공’까지, 9차례 기생을 등장시켰다. 많은 숫자를 할애했지만 차별적이기보다는 비슷한 등장으로 늘어지는 느낌이 강했다는 게 관람객의 후문이다.

 

어사또 춘향모 상봉, 옥중 춘향, 어사또 출두 등 춘향가의 주요 장면을 모두 담고 나서 몽룡과 춘향의 듀엣곡 ‘사랑꽃’으로 ‘춘향’은 막을 내렸다.

 

약 2시간의 초연 동안 두 주인공보다는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와 몸짓을 보여준 변학도와 방자 역할이 두드러졌다. 무대 양 옆으로 2층 한옥 구조물을 고정으로 배치해 더욱 좁아진 무대에서 두 인물의 역량에 의존한 장면이 연출됐다.

 

내년 시설 개설을 앞두고 있지만 노후화의 영향 탓인지 음향과 조명의 조화는 아쉬움을 남겼다. 무대 옆 양쪽에 배치한 타악팀의 음악 소리에 배우의 대사가 묻혀 전달이 되지 않기도 했다.

 

더불어 등급 조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뱃놀이 장면의 변학도의 대사 중 “배 위에서 배를 타니”라는 대사와 몇몇 장면은 가족 단위의 관객이 보기에 다소 민망했다는 반응이다.

 

곽병창 우석대 교수(문예창작학과)는 “지역의 브랜드공연이라 하기에는 창극과 뮤지컬의 부조화가 아쉽다”면서 “전체적으로 줄거리를 정리하고 주연과 조연간 역할을 뚜렷이 하면 좀더 완성도를 높일 것이다”고 평했다.

 

‘춘향’은 전북도 주최, 전주소리축제조직위 상설공연추진단 주관으로 오는 28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8시 시연한다. 국비 5억 원, 도비 2억 원 등 모두 7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관광상품으로 만들어졌다. ‘춘향’은 내년 전북예술회관의 시설 개선 뒤 상설공연으로 올려진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