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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 김동문 전주 완산교회 담임목사

빈대 네 마리가 살았습니다. 그들은 자기네 몸집이 너무 작은 게 항상 불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이 빈대들에게 새해 소원을 각각 물어보았습니다.

 

먼저 첫 번째 빈대에게 물었습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네, 저는 몸집이 너무 작아 힘이 약합니다.

 

그래서 힘이 센 소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 그럼 소가 되어라.” 그러자 빈대는 소원대로 소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 빈대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 “네, 저는 하늘을 나는 새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 그럼 너는 새가 되렴.” 두 번째 빈대도 소원대로 새가 되었습니다.

 

세 번째 빈대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 “네, 저는 배고픈 건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굶지 않고 매일 음식을 뒤져 먹을 수 있는 쥐가 되게 해주세요.” “그래? 그럼 너는 쥐가 되거라.” 세 번째 빈대 역시 소원대로 쥐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빈대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 이 때 네 번째 빈대가 슬그머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어차피 원하는 대로 다 받는다면 실컷 구해보자.’ 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소처럼 힘도 세고요, 새처럼 하늘도 날고요, 쥐처럼 굶지도 않는 그런 것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빙긋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그럼 네 소원대로 ‘소새쥐’가 되어라.” 그런데 이 세상에는 ‘소새쥐’라는 동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만 그 이름과 가장 비슷한 소시지가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빈대도 낯짝이 있지!”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이 빈대는 너무 뻔뻔하게 욕심을 부리다가 낭패를 보고 말았습니다.

 

무엇이든 과욕을 부리면 그 때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만 해도 그렇습니다. 음식은 우리가 한 생을 살아가는 동안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음식이 아무리 좋고 필요하다 해도 적당히 먹어야 유익합니다. 욕심을 부려서 자꾸 과식하면 위장에 부담을 주고 결국에는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이 땅의 동물 중에서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동물은 사람뿐이라고 합니다. 개나 돼지가 위장병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오직 사람만이 식탐을 하고 그 결과 위장병을 얻습니다. 이는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은 우리가 한 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합니다. 돈이 있어야 양식을 얻고, 돈이 있어야 편안하게 살고, 돈이 있어야 온갖 혜택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할 수 있는 대로 돈을 많이 벌면 좋습니다. 많이 저축해 놓으면 좋습니다. 그러나 돈이 아무리 위력이 있고 좋다 해도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문제가 됩니다. 돈에 대한 탐욕은 돈을 우상으로 만들고, 범죄하게 만듭니다. 사람에게서 인간미를 빼앗아가고, 삶의 목적을 상실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간을 파멸로 몰아갑니다. 그러므로 돈이 좋을지라도 지나친 욕심은 금물입니다.

 

신약성경 누가복음 12장에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밭에서 풍성한 소출을 거두게 되었는데 그것이 고민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러다다가 마침내 결론을 내렸습니다. “내 곡간을 헐고 더 크게 지은 다음에 내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두자.” 그리고서 자기 자신을 향해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나의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날 밤에 이 사람의 영혼을 도로 가져가셨습니다. 결국 그가 애써 모아놓은 재물은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고, 그는 헛수고의 인생을 살다간 인물이 되었습니다.

 

소유에 대한 지나친 욕심의 종착점은 비극이요, 실패입니다. 인류 역사상 한 번도 승리를 가져다 준 적이 없습니다. 인생의 참된 가치는 소유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철학자 ‘에릭 프롬’은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가졌느냐?’가 인생의 승패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의 시대 속에서 우리 스스로 던져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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