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친화적인 기업 창의성·생산성 올라 장시간 근로 개선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녀양육에 대한 열망이 대단히 큰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부모역할을 할 시간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현실 때문인지 부모 되기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67명에서 2010년 1.226명으로 초저출산 국가(합계출산율 1.3이하)를 면치 못하고 있다.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OECD 국가 평균은 1.70이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는 기업에서 필요한 젊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없게 하며, 인력수급의 문제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사회를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일과 가정생활이 조화롭게 병행 가능한 사회가 된다면 부모들이 아이를 낳는 선택을 늘릴 것이고, 부모들이 출산 육아후 다시 재취업하게 될 수 있다면 충분한 근무경력과 능력을 갖춘 여성이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지 않게 될 것이다. 그 만큼 우수한 인력손실이 줄고, 많은 결원발생을 메우기 위한 신규 인력 채용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기업입장에서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일-가정 양립은 일하는 근로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기업에도 필수적인 것이다.
최근 민간기업의 경우 신세대 직장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야근 금지령’이 새로운 직장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모 대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초과근무 제로’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직원이 야근을 하면 상급자인 팀장에게 보너스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제도이다. 모 백화점은 야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저녁 7시 이후엔 직원들의 PC를 작동되지 않게 만든다고 한다.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불굴의 정신으로 한강의 기적까지 일구어온 우리나라의 장시간 근로관행은 이제는 다시 생각할 때이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현실에서 장시간 근로는 자녀출산을 기피하고 인구감소로 인한 인력수급의 문제 등 심각한 저출산의 재앙이 우려되며,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되는 것이다.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가족친화적 직장문화를 가진 기업들은 창의성과 생산성이 오르고 입사경쟁율도 높아진다고 한다. 임금이 높진 않아도 직장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타 직장에서 오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 전북지역에도 인구감소로 인한 걱정이 많다. 전북에서부터 지역사회운동으로 시작하여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문화, 저녁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삶을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그러면 많은 인재들이 전북에 살고 싶어할 수 있고, 가족들도 행복하여 사회문제도 줄고 오히려 창의성과 생산성이 높은 문화가 발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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