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9:55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청년문화예술가-벼리국악단] "전통국악 현대적 감성으로 살린다"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동문 12명 2010년 창단 / 작년 대상 탄 뒤 자신감 올 음반·정기연주 계획

▲ 벼리국악단 단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벼리’는 그물을 꾀는 동아줄이라는 뜻이다.

도내 곳곳과 전국을 무대로 현대적 감각의 국악을 들려주는 20대가 있다.

 

자신의 음악색을 유지하고 꾸준한 연습과 끈끈한 정으로 뭉친 ‘벼리국악단’. 이들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제7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함양양잠가’를 선보여 지역 팀 최초로 대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지역에서 연간 30여차례 공연을 하며 꾸준히 활동하던 이들은 지난해 수상으로 전국구가 됐다. 활동영역이 도내였다면 수상 이후로는 서울 공연도 늘었다. 지난달 23일에는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국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공연을 펼쳤다.

 

벼리국악단은 대표이자 아쟁을 맡은 김은영 씨(28)를 비롯해 피리 김경민(27), 타악 김다솜(23), 아쟁 김은(28), 타악 김일(24), 가야금 문가연(26), 작곡·건반 송재성(24), 거문고 이슬기(26), 해금 이은서(24), 대금·소금 이은진(27), 작곡·건반 이은혜(27), 소리 조민지(27) 등 모두 12명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대상 수상이 이들에게는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김은 씨는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 목표를 이룬 것처럼 지난해 팀으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을 받았다”며 “당초 대회를 계기로 한 걸음 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가했는데 대상이라는 타이틀이 부담돼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전주 덕진공원 주변 연습실에서 2시간씩 정기 연습을 한다. 동·하계에는 연차를 내며 일주일 미만으로 합숙도 한다. 지난 2012년 첫번째 연주회 ‘1st story 벼리 빛나는 날’의 연습을 위해서는 각자의 생계로 시간이 안 맞아 늦은 저녁 또는 새벽에 모이기도 했다.

 

이들의 대표곡이 된 함양양잠가의 경우 ‘남도민요 특유의 전통적인 선율에 재즈피아노를 덧대 우리 전통 민요를 보다 현대적이고 접근하기 쉽게 재해석한 곡’이라는 평을 받았다. 벼리국악단 앞에는 퓨전(fusion, 혼합)국악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이들은 음악적으로 단호히 선을 그었다.

 

김은영 씨는 “우리는 전통의 현대화로, 국악을 기반으로 이를 현대인이 좋아하도록 해석하고 있다”면서 “이름도 국악단이고 스스로 퓨전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관객에게 맞추면서도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크로스오버(Crossover, 교차·융합)가 아닌 전통 국악이다.

 

이은혜 씨는 “젊은층이 좋아할 수 있는 전통 음악을 하고, 7곡의 자작곡은 국악적 요소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조민지 씨도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듣기 쉽고 신나는 곡으로, 나이가 있는 관객에게는 민요나 민속악 등을 연주하는 식으로 연령층에 따라 곡이 다를 뿐이다”며 “국악에 대한 기본 실력이 있어야 우리만의 국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벼리국악단은 지난 2010년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동문을 주축으로 만들었다. 김은영, 김은, 문가연 씨 등이 먼저 시작했고 나머지 멤머를 섭외하며 현재의 진용을 갖췄다. 인원이 많다보니 악기군도 다양하고 풍성하다는 게 장점이다.

 

문가연 씨는 “졸업하고 나서 연주자로 무대에 올라갈 일이 별로 없겠다싶어 우리만의 스타일로 음악을 해보자는 마음에서 결성했다”며 “전부터 워낙 친해 호흡이 척척 맞는다”고 들려주었다.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이들에게 제대로 된 공간은 없었다. 학교 연습실과 다른 팀의 연습실을 빌리면서 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연습을 해야 했고 소음 민원도 잦아 마음고생도 심했다. 어린 나이로 인맥도 적어 공모를 통해 무대에 서곤 했다. 이들의 실력은 지난 2011년 제3회 송추 아트밸리 국악실내악 페스티벌에서 금상 수상으로 드러났다. 상금으로 소망하던 연습실을 마련했다. 12명이 각자 악기를 놓으면 꽉 차는 작은 연습실이지만 이들에게는 꿈같았던 곳이다.

 

벼리국악단은 실력과 감각뿐 아니라 인원도 자랑거리다.

 

김일 씨는 “졸업연주회 때도 응원하러 오는 등 품앗이를 통해 서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고 말했다.

 

국악계에서 ‘그물을 꾀는 동아줄’인 벼리가 되고 싶다는 이들은 올해 음반작업과 2번째 정기연주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은영 씨는 “음반 발매를 위해 지난해에도 연초부터 녹음을 했지만 만족도가 낮아 결국 폐기처분해 올해 다시 하고 있다”면서 “국악의 맛과 멋을 좀더 많은 사람과 외국인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