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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가-'디피전' 여는 작가들 "전북 첫 디지털 페인팅전 시도"

"작업실·재료 제약 없고 수정 쉬워" 전주·광주 활동 작가들 의기투합 / 10일부터 23일까지 얼갤러리서 컴퓨터로 그린 작품 20여점 선봬

   
▲ 디지털페인팅으로 만든 작품으로 첫 전시를 여는 청년 작가들. 앞줄 왼쪽부터 서완호 김준우 신보름 씨, 뒷줄 왼쪽부터 이우상, 이동형, 최창우, 이권중 씨.
 

“첫 시도에 방점을 두고 싶습니다. 기존 작업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회화의 제약을 벗어나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동시대성을 반영해 디지털기기로 그린 신작을 선보이는 ‘D.P전(디피전, Digital Painting + Display Exhibition)’을 준비한 11명의 변(辯)이다. 수도권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일이 흔한 작업이지만 도내에서는 첫 전시란다.

 

이번 전시를 위해 미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의기투합했다. 순수 회화 작가뿐 아니라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했던 창작자들이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좀더 풍부한 볼거리를 만드는 한편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자는 취지다.

 

전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원(33·한국화), 서완호(32·서양화), 이권중(34·만화) 씨가 기획의 뼈대를 잡았다. 김준우(38·공공미술), 최창우(32·디자인) 씨가 함께하며 역할 분담을 거쳐 본격적인 ‘작당모의’를 했다. 이어 전주 출신으로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이동형(31·한국화) 씨와 익산 익옥수리조합 레지던시에서 활동하는 이우상(28·서양화), 신보름(28·한국화), 최진희(28·서양화) 씨가 합류했다. 여기에 공연과 파티, 미술품 경매를 합친 이색 전시인 광주광역시의 ‘브이파티(V-Party)’ 멤버 엄기준(32·서양화) 씨와 광주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이승호(32·만화) 씨가 뜻을 보탰다.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디지털페인팅으로 만든 다양한 이미지를 지역에 소개하고 싶은 열망이 이들을 뭉치게 했다. 지역에서 기존 작가들이 하지 않는 작업을 선택한 것도 현실적인 이유다. 이번 전시에서는 붓이 아닌 마우스와 태블릿 기기 등 컴퓨터로 그린 이미지 20여점을 캔버스천 또는 종이에 인쇄해 보여준다.

 

디피전 회장을 맡은 서완호 씨는 “디지털페인팅은 작업실, 재료 마련 등에 필요한 시간이나 비용 없이도 작품을 만들 수 있어 시도할만 한 매력이 있었다”며 “특히 현실적인 문제로 작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창작자와 여타의 미술 영역의 종사자들이 자연스럽게 연동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비슷한 환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에게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페인팅은 명도, 채도, 색감 등의 수정이 용이해 일부는 기존 회화 작업의 연장선으로 기능했다.

 

이우상 씨는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 장점과 함께 발광물질의 채색과 같이 머릿속에 있는 색을 눈앞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의료사고로 한쪽 눈이 ‘준맹(準盲)’이 된, 이 씨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 이번 작업은 새로운 매체를 만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았다. 시각에 대한 욕망을 눈을 감았을 때 떠올리는 색을 다른 인물에 비춰 전달했다.

 

서완호 씨는 디지털페인팅으로 아날로그 작업보다 주제의식을 강화할 수 있었다. 상품으로 소모되는 현대인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가며, 차가운 느낌을 더했다. 청년층 앞에 놓인 밥벌이 문제를 형상화한 김원 씨의 ‘밥’은 디지털로 먹의 농담을 표현했다. 엄기준 씨는 아날로그보다 좀더 투박한 질감을 나타냈다.

 

디지털페인팅이 익숙하지 않은 참여자에게는 낯선 과정이었다.

 

최진희 씨는 “처음에는 선 하나도 마음대로 그려지지 않았고, 기존 회화의 복제품으로 접근해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벌써 다음 전시를 염두하고 있다. 올해 통일된 주제가 없고 영상과 3D 등 다른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이를 보완해 디지털이라는 매체에 젊은층의 고민을 좀더 투영한다는 포부다.

 

디피전은 10일부터 23일까지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에 있는 얼갤러리에서, 다음달 1일~29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시립산수도서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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