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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얼 태권도, 세계속의 태권도원] 2부 세계속의 태권도-①US 오픈 태권도 한마당 대회

김제출신 이상철 회장 주도로 시작 / 올해로 여섯번째 1500명 참여 성황 / 돌려차기 격파 등 다양한 종목 도입 / '이기는 경기'보다 우애·화합 중시

▲ 지난 6월 21일 열린‘US오픈 태권도 한마당 2014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개회식을 하고 있다.

어린이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여성 남성, 흑인 백인 황인, 모두가 함께 어울렸다. 지난 6월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colorado springs)시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US오픈 태권도 한마당 2014대회에는 미국 전역에서 찾아온 1500여명의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땀 흘리고 웃음을 나누며 우애와 화합을 다졌다.

 

대회는 유년부, 어린이부, 10대 초반, 10대, 성인, 장년, 노년 등 연령층과 급 및 단 등 수준별로 나눠 열렸으며, 품새와 격파를 개인과 단체전으로 나눠 다양하게 실시됐다. 또 격파에서도 주먹으로 내려치기는 물론 높이차기 격파, 돌려차기 격파, 돌아차기 격파 등 다양한 종목을 도입해 각 참가자들이 가진 주특기와 장점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실수를 범한 뒤 멋적게 물러서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아무런 흠이 되지 않았다. 모두가 박수로 격려했고, 실수한 선수는 또 다른 종목에 또 참여해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자신이 그동안 태권도를 즐기면서 쌓아온 실력을 점검하면 그만이지, 굳이 메달에 연연할 필요도 없었다.

 

엘리트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들의 잔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각 도장별로 참가하면서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할머니와 손자 등 가족단위 참가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그야말로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생활체육 경연의 장이었다.

▲ US오픈 한마당 대회에서 한 어린이가 품새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격파하는 모습.

US오픈 한마당 대회는 미국태권도위원회(USTC: US Taekwondo Committe)가 주관하는 행사. 미국태권도연맹(USTU) 회장을 지낸 이상철 총재가 지난 2009년에 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회를 만들었으며,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았다. 태권도가 너무 스포츠화 되면서 진정한 무도의 의미를 잃었다는 반성에서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즉, 태권도 경기가 이기기 위한 경쟁으로 치닫다보니 ‘태권도의 정신은 사라지고 ’이기는 기술자‘가 됐다는 것이다. 육체가 정신을 누를 수 없듯이 태권도가 영원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는 게 이상철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한마당 잔치는 상대가 아닌 자신 스스로와 겨루는 자리다. 그래서 가족 모두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들의 경연장답게 많은 태권도 가족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대회를 도왔다. 자원봉사자의 나이도 어린이부터 칠순까지 다양했다. 모두가 태권도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또 대부분의 엘리트 대회들이 선수들을 제외한 관중없이 치러지는 것과 달리 가족단위 참가자 등이 대회를 시종 지켜보는 등 항상 관중이 있는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일리노이즈주에서 출전해 어린이 품새부문 금메달을 딴 제쉬(Jesh L·8)는 “태권도를 배운지 2년 됐다. 태권도가 매우 좋다. 친구들도 부러워한다. 태권도는 절제와 자기통제를 키워준다”고 말했다.

● US태권도 한마당 만든 이상철 회장 "경기위주 태권도 발전 한계, 이제는 무도 정신 되찾아야"

 

-태권도한마당을 만들게 된 동기는?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이 되고 이제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보급됐다. 세계인들의 머리 속에도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으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경기 위주로만 태권도를 가르치다보니 50대나 60대, 70대가 따라가기 힘들다. 이래서는 태권도의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무도를 되찾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무도에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태권도한마당을 만들게 됐다. 미국이 앞서 나간 것이고, 다른 나라들도 곧 따라할 것이다.”

 

-미국태권도협회 사무총장이던 92년에는 US오픈을 만들지 않았나.

 

“US오픈은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다. 태권도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태권도의 스포츠화도 중요하다. 우리가 미국에 오픈대회를 개최한 이후 이제는 오픈대회가 없는 나라가 거의 없다. US오픈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역할도 있다. 다만 스포츠화만이 태권도의 전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엘리트와 함께 국민들의 생활체육도 중요하다. 완전히 스포츠화만도 아니고, 완전히 무도만도 아니다. 스포츠와 무도,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한다.”

 

-무도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올림픽은 무도가 아닌 스포츠다. 세계에서 가장 기술이 좋은 사람이 가장 대접받는다. 선배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스승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오직 이기는 기술만이 우선시된다.그러나 무도는 그렇지 않다. 정신을 중시하고 가르치는 것이다. 도장과 사범에 대한 경의를 중시한다. 스포츠는 유한하고 무도는 무한하다. 스포츠는 육체를 중시하지만 무도는 정신을 중시한다. 육체가 정신을 누를 수는 없으며,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무도 정신이 없는 스포츠화는 영혼이 없는 것이다. ”

 

△이상철 회장은

 

김제 만경 출신으로 70년 대한체육회가 제정한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75년 미국으로 건너가 79년 독일 세계선수권대회부터 88서울올림픽때까지 10년 동안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88년에 미국태권도연맹 사무총장이 됐으며, 93년에는 차기회장으로 선출돼 97년부터 7년여 동안 미국 태권도연맹을 이끌었다. 2002년 세계태권도연맹(WTF) 부총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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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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