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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부채 '독화살 뽑는게 먼저'

▲ 김현용 공인회계사·세무사
MB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한 4대강사업 논란이 사업 준공이후인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실만 보면 4대강사업은 국가사업으로 22조원의 재원이 필요했는데, 정부의 재정지원 약속을 믿고 K-water가 사업비 중 8조원을 부담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국토교통부가 K-water에서 부담한 4대강 사업비의 원금 일부와 이자의 내년도 예산편성을 국회에 요청하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지금 논란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K-water의 4대강사업 부채는 일반기업과 같이 스스로 해결해야지 국민의 세금으로 갚아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다른 하나는 8조원 부채의 이자(약 3200억원)도 감당하기 어려운 영업구조에서도 정부의 지원약속을 믿고 사업에 참여한 K-water의 4대강사업 부채는 정부가 해결해 주어야한다는 의견이다.

 

두 의견 모두 나름 설득력이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 중 ‘독화살의 비유’가 생각난다.

 

어떤 남자가 독화살을 맞았다. 주위에서 먼저 화살부터 뽑고 의사의 치료를 권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이 화살을 뽑지 마시오. 나는 먼저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성과 이름은 무엇이며 어떤 신분인지를. 그리고 활과 화살은 어떤 나무로 만들었는지. 또 화살 깃은 매의 털인지 독수리의 털인지 아니면 닭털인지를 알아야겠소.” 이같은 비유 끝에 부처님은 “그는 아마도 그것을 알기 전에 온 몸에 독이 퍼져 죽고 말았을 것”이라고 가르쳤다.

 

4대강 사업 참여를 결정할 당시 K-water는 부채비율이 20%도 되지 않는 재무건전성이 아주 우수한 공기업이었는데, 4대강사업 수행이후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어 2013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121%에 이르게 되었다. 더구나 만약 올해까지 재정지원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K-water가 부담한 투자비 전액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손실처리해야 한다.

 

참으로 진퇴양난이다. 지원을 해주자니 4대강사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지원을 안해주자니 정부가 건실한 공기업을 하루아침에 부실기업으로 만들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4대강사업과 관련하여 일각에서 제기하는 효과검증도 중요하고 수질문제 등에 대한 책임규명도 반드시 필요하나 효과검증이나 책임규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독화살의 비유에서와 같이 이것저것 따지다가 시간을 놓친다면 K-water의 부실화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연초 대통령께서도 K-water의 4대강 부채는 우리나라 비정상의 대표적 사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방안을 마련하여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진정한 선진국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편 K-water도 정부정책에 따라 4대강사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재정지원만 기다리지 말고 책임있는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업 구조조정, 원가절감, 신규 수익창출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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