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16 12:05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김승일 칼럼
일반기사

세월호·방탄국회…'왕짜증'

▲ 객원논설위원
온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 세월호 침몰사고의 뒷처리는 발생 4개월이 지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두 차례나 협상을 벌여 겨우 마련한 특별법은 유가족측이 보이콧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 유가족 김영오 씨는 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 관철을 주장하며 목숨을 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 더위·짜증 가중시키는 정치권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 오직 새정치연합 당신들이 유가족들을 설득해 협상안을 관철시키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속지르기는 도를 넘고 있다. “유가족들의 거부가 보상을 잘 받기 위한 속셈 아니냐(이인제 의원)”고 의문을 제기했고 “국회가 민간인 결재를 받아야 하느냐(주호영 의원)”고 불만을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의원이 130명 이니까 유가족 130명을 일대일로 찾아 다녀 설득해야 한다(김재원 의원)”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고는 그들은 연찬회를 한다며 서울을 훌쩍 떠났다. 허탈하고 서글프다. 물론 그 당에도 이재오·김용태 의원 같이 유가족들을 만나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이 없진 않다. 타협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란 말이다.

 

여당과 자당내에서도 안팎 곱사등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화살을 겨누고 있다. 지난 5월 19일 유가족들에게 눈물까지 보이며 약속했으므로 이제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은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불통의 벽에 대고 메아리 없는 울분을 토해내는데 그치고 말지 몰라도 여·야 누구도 믿지 못하겠다는 단장(斷腸)의 유가족들에게 믿음을 주는 일은 이제 대통령의 몫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세월호 사태가 이 지경을 헤매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 방탄 국회는 무엇이며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 행위는 또 무엇인가. 비리 혐의 수사를 받으면서 불체포특권의 뒤에 숨으려 했던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일부 구속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인 여당의원들의 도피행각은 부끄럽고 염치 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굳이 강제로라도 구인하겠다고 나선 검찰이 수사관들까지 의원회관에 파견해 수색에 나선 꼴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일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한 야당의원이 주장한대로 ‘망신주기 구인장 집행’으로 검찰의 권위가 올라간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하물며 그 검찰 고위 간부의 음란행위가 경찰에 의해 공표되는 시점에서랴….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공연음란 행위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는 처음 완강히 부인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결국 행위 자체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죽고 싶도록 수치스럽다’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도 했다. 사실 그의 음란행위는 성 도착증이나 노출증, 성 과다욕구로 나타나는 일종의 병증(病症)이라고 의학계는 진단한다. 왕복 7차선의 대로변에서 20여분동안 다섯 차례나 음란행위를 했다는 그의 추행(醜行)을 병증 말고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뜨거운 화로를 머리에 이고 있는 것 같은 금욕의 괴로움’을 견뎌야 했던 지킬 박사가 하이드로 변신하는 순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르는 악행’을 저지른 것처럼 김 검사장은 자신도 알 수 없는 무아(無我)의 환영 속에서 평생의 회한을 떠안은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 여러 난제 풀기 위한정치력 발휘를

 

지금까지 세월호·방탄국회·음란행위로 매스컴을 도배질하며 더위와 짜증을 가중시키는 동안 군대 내 폭력사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싱크홀 사고, 인사 파동, 산적한 민생 과제 등은 외면 받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이런 난제들을 해결해야 할 정치권에 과연 정치력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엊그제 처서도 지나고 내일 모레면 추석이다. 이제 더위나 왕짜증도 슬슬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