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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을 보내면서

새로운 계절 가을 맞아 올 여름 나쁜 기억 씻고 희망찬 새 출발 하기를

▲ 김문규 농협중앙회 상무
올 8월 여름에 폭염과 무더위와 싸워야 했는데, 사람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피는 여름 꽃들을 생각하면서 많은 힘을 얻곤 했을 것이다.

 

여름 꽃 중‘인연’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백일홍이 있다. 백일홍에는 아름다운 사랑의 전설이 있는데 임이 죽은 줄로만 알고 목숨을 버린 처녀의 무덤에 빨간 꽃이 피어나 100일이 되도록 지지 않아 사람들은 100일 동안 기다린 처녀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해서 그 꽃을 ‘백일홍’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여름 꽃으로 나팔꽃도 빼 놓을 수 없다. 나팔꽃은 아침에 얼굴을 보여 준다고 해서‘조안화’라고도 한다. 이 꽃은 아침이면 만났다가 반나절이 지나면 다시 헤어지는 부부의 애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며 나팔꽃 줄기는 한곳으로만 계속 올라가는데 이를 비유하여 오로지 한 사람만 바라보다가 결국 이루지 못하고 마는 속절없는 사랑을 바로 나팔꽃 사랑이라고 한단다.

 

여름 꽃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서 시들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이렇듯 여름 꽃들의 생명력을 떠올려보며 지냈던 올 여름도 이제 끝자락 이라는 생각이 들고 쉽게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가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처서(處暑)’가 지난지도 며칠이 되었다. 흔히 처서는‘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라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순행을 드러내는 절기라고 한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옛 부터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조상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한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에“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이는 처서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기 때문 이란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한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연으로서의 여름이 주는 계절의 중요성이 있는가 하면, 우리 사회의 올 여름은 엄청난 충격과 가슴 아픈 사연들을 안겨줬던 여름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모두 새로운 계절 가을을 맞아 올 여름의 나쁜 기억들을 다 씻어 보내고 더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희망찬 새 출발을 시작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화합과 조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어느 시인은 김밥은 여러 가지 재료 들이 한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아서 좋고, 낙지볶음은 빨간 함박꽃이 피어 있는 것 같아서 좋다고 하였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들을 보면 재료들이 함께 모여 화합과 조화를 잘 이루는 것들이다.

 

우리사회도 역시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사람들로만 구성되고, 이런 사람들과 더불어 지금보다 더욱 아름답고 행복하게 알콩달콩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인생에서 한 번의 여름이 가고, 또 한 번의 가을이 찾아오고 있다.

 

가는 여름이 너무 섭섭하게 떠나가지 않도록 남은 마지막 여름을 즐겁게 보내고, 우리 모두 또 다른 계절 가을을 새롭게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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