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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미래속의 태권도원 - ③ 지역관광자원화] 태권전·명인관 빨리 완공, 수양 프로그램 다양화 관건

수도권 중심 사고·단순행사 쏠림 탈피 / 세계 태권도인 '마음의 고향'으로 개발 / 일반 관광객 위한 체험거리 발굴·운영 / 테마형 사업특구 지정 주장도 주목해야

▲ 지난 4일 무주군 설천면에 문을 연 태권도원.

태권도원은 우리 민족의 긍지요, 전세계 7000만 태권도인들의 자랑이다. 국적과 인종, 나이를 막론하고 태권도인들이라면 누구나 일평생에 한번쯤은 다녀가는 성지가 되어야 한다. 태권도원을 통해 태권도의 심오성과 탁월성을 몸으로 느끼고 태권도인으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갖는 그런 장소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태권도원을 다녀간 국내외 많은 태권도 사범들은 태권도원이 ‘서울에서’ 너무 먼 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에 있으면 각종 사무처리가 간편한데, 지방에 있다보니 오가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도, 많은 태권도인들이 무주 태권도원을 실제 이상으로 오가기 귀찮은 먼 곳으로 인식하는 것은 지극히 수도권 중심적인 사고와 사무처리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 국제태권도연맹 등 태권도 유관 기관들이 태권도원으로 들어오기를 거부하고 서울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수도권 중심 사고에 얽매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태권도인들이 태권도원을 ‘먼 곳’으로 인식하는 또 다른 이유는 태권도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종 대회개최 등 행사나 연수 위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다보니 꽉 짜여진 시간대로만 움직일 뿐, 사색하고 고뇌하며 정신을 수양할 겨를이 별로 없다.

 

그러나 태권도원은 단순히 태권도 관련 행사나 치르고 사무만을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태권도인들의 마음의 고향이 돼야 한다. 마음이 공허하고 복잡할 때면 언제라도 찾아가고 싶은 곳, 그 곳에서 자신의 원초적인 본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 그래서 찾아가면 갈수록 더욱 가보고 싶은 곳, 그런 곳이 돼야 한다. 종교인들이 예루살렘을 대하듯이, 태권도인들의 마음이 항상 태권도원을 향해 있어야 한다.

▲ 태권도원 전용경기장.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이상철 사범은 “태권도원은 발차기 등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 역사와 문화와 정신을 배우고 가슴을 채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태권도에 대해 신비로움과 경외로움을 느끼고 마음의 공허함을 채움으로써 정신적 성숙을 느끼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주 태권도원은 태권도의 신비와 심오함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심산유곡에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는 구천동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가 사시사철 졸졸졸 흐르고, 백운산 줄기에서 내려오는 영기가 항상 태권도원 전체를 감싸고 돈다. 태권도원 위치로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자리이다.

 

그러나 현재의 태권도원은 가장 중요한 용(龍)의 눈이 빠져있다. 바로 태권전과 명인전이 있는 상징지구다. 태권도의 형체는 있는데 정신은 없는 꼴이다. 태권도인들의 성금으로 완공키로 했지만, 현재의 추세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정부의 특별법 제정도 차일피일 미뤄지며 터덕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권도원이 태권도인들의 마음의 고향이자, 정신적 안식처가 되기는 어렵다. 하루 빨리 명인전, 태권전이 완공되고, 태권도인들의 정신수양을 위한 다양하고 의미있는 프로그램들이 개발 운영돼야 한다. 그래야 전세계 태권도인들이 태권도원을 더 찾게 되고 태권도원이 무주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국내외 많은 태권도 사범들도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면서 정신을 수양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하고,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태권도원에 태권도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태권도박물관.

물론 태권도원은 해외 태권도인들 만을 위한 배타적인 공간은 아니다. 태권도와 상관없는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다가가 태권도를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권도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체험시설들이 마련되고 운영돼야 한다.

 

무주군도 태권도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각종 행사때마다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관광 셔틀버스 등을 이용해 와인동굴, 적상산 등 인근의 관광자원을 소개하고 있다. 또 관광기념품 개발, 태권도 노래, 성지방문의 해 추진 등 ‘올해의 관광도시’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원이 관광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전통무예 중심지로서 각종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역특화발전특구로 만드는 등 보다 확장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발연 김형오 연구위원은 지난 2월 무주에서 열린 한국관광학회 전북학술대회에서 “기존의 특구제도는 태권도라는 테마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테마형 사업특구로 지정받아 “사업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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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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