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42만명…자산규모 4조1000억 / 도민 편의·우수 업체 대출 서비스 향상 / 협동금융 정체성 회복, 사회 공헌 박차
-신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에서만 본부장으로 임하는 두 번째 근무입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10년 만에 다시 고향인 전북으로 오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첫 전북지역본부장 부임 당시(2004~2005년) IMF 경제위기의 여파 속에서 전북 신협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큰 결실을 얻지 못한 채 타지로 떠나게 됐습니다. 지난 6년간 전북 신협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신념을 가지게 됐고 실제로 상당한 성과를 냈습니다. 앞으로 전북 신협이 도내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 번째 전북지역본부장으로 근무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 도내 신협의 가장 큰 변화를 꼽으신다면.
“먼저 자산 규모입니다. 전북 신협의 자산은 2004년 말 기준 1조 9000억원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4조 1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이는 도민이 신협을 사랑해 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내 대출 서비스도 2004년 기준 9000억원에서 올해 8월 기준 2조 6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전북지역에서 신협운동은 어떻게 시작해 발전·전파됐는지요.
“도내 신협운동은 1966년 1월 5일 이리(현 익산) 천주교회에서 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습회가 시발점이 됐습니다. 같은 해 1월 28일 가입금 20원과 출자금 1좌를 납입한 조합원 48명이 참석해 창립총회를 한 것이 전북지역의 첫 신협인 이리(현 익산) 성심신협의 탄생 배경입니다. 이후 장수와 전주 등 도내 전 지역으로 신협운동이 확산됐고, 1995년 12월에 이르러 전북지역에 최대 115개의 신협이 설립된 바 있습니다. 1997년 IMF 위기와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올해 8월 현재 73개 조합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북지역 지역·직장·단체신협 등 규모와 현황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우선 도내 신협은 시·군·구 주민을 대상으로 거래하는 지역신협 60개를 비롯해 직장신협 7개, 단체신협 6개 등 총 73개 조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조합원 수는 각각 39만 8000명, 9000명, 1만 3000명 등 42만명 규모입니다.”
-도내 신협의 상부상조나 상생의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현대사회의 물질 만능주의, 개인주의 풍토 속에서 신협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신협이 성장하면서 신협의 상부상조 정신이나 협동조합의 정체성이 많이 훼손된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신협은 은행화와 협동정신을 중시하는 금융 협동조합이라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신협중앙회가 신협의 르네상스를 열겠다고 선언했고, 사람을 중시하는 협동 금융으로 가겠다고 방향을 정한 만큼 앞으로 훼손된 신협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도민들을 위해 신협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 왔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신협은 협동 금융입니다. 신협은 조합원이 예치한 돈을 자금이 필요한 또 다른 조합원이 대출받아 이용하는 구조입니다. 지역 내에서 돈이 유통되는 형태로 신협은 그 만큼 지역 경제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전북 신협은 2010년 두손모아봉사단을 조직해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탄 배달과 온수 매트 보급, KCC와 연계한 사랑의 3점 슛(3점 슛 1개당 쌀 10kg 후원) 등 앞으로도 도내 취약 계층에 대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지역신협의 영업 구역(행정구→자치구)과 법인 대출 한도 확대(현행 80억원→300억원) 방안 등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협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는 한정된 신협의 영업 구역 때문에 서비스를 받고 싶은 신협이 있어도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향후 이러한 부분이 해소돼 고객 편의가 증대되고 신협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법인 대출 한도 확대로 대출 한도가 적어 대출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제약을 받았던 우수 업체에 대한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고, 신협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로 이어져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으신지요.
“도민들이 내 집같이 드나드는 편하고 믿음이 가는 전북 신협을 만드는데 힘쓸 생각입니다. 전 조합이 매년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고,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는 일도 병행될 것입니다. 도내에 1998년 이후 신규 설립이 없었는데 임기 내 건실한 직장에 직장신협을 설립해 신협의 기반을 다질 계획입니다.”
-끝으로 도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북 신협은 약 50년을 도민과 함께한 도민의 신협입니다. 앞으로도 도민들께서 신협을 많이 이용해 주시고, 신협을 통해 금융 애로 사항을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신협의 예금은 도민 여러분의 돈을 모여 저축된 만큼 좋은 곳에 사용하시고, 잘 갚아 주시면 더욱 발전하는 신협이 되리라 판단됩니다. 전북 신협은 돈 보다 도민을 더 사랑하는 신협이 되겠습니다.”
● 최규석 본부장은 철학 중시 '정통 신협맨' 전북본부장 2번째 맡아
지난 4월 1일 부임한 최규석 신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57)은 전주 출신으로 전주덕진중과 전주영생고, 광주대학교를 졸업했다.
1983년 9월 신협중앙회에 입사한 최 본부장은 호남지역본부 공제사업팀장, 중앙본부 계약지원팀장, 중앙본부 검사팀장 등을 거친 뒤 2004년 전북지역에서 첫 본부장으로 취임해 2년간 근무했다. 이후 서울지역본부 부부장과 부산지역본부 부부장, 대전충남지역본부 부부장 등 주요 지역에서 경험을 쌓은 뒤 올해 두 번째 전북지역본부장을 맡았다.
최 본부장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영세 서민의 금융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 기반을 지원하는 신협의 ‘이념’과 ‘철학’을 중시하는 정통 신협 맨이다.
그는 “열정이 없는 협동조합은 유지되지 못한다”며 “신협은 계좌 수에 상관없이 늘 조합원이 주인이라는 생각과 조합원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신용협동조합운동의 순수한 목적과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신협의 정체성 회복과 더불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도내 손실 조합의 최소화와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협의 젊은 층 고객 확장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17개까지 늘었던 손실 조합을 올해 한 자릿수까지 줄여 조합원에게 안정적인 배당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신협이 자산 100조, 조합원 1000만명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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