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8 12:34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부안 청자박물관

‘청자로’는 부안군 보안면 영전삼거리에서 곰소를 잇는 국도 30호선 이름이다.

 

이 도로에 청자로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도로가 가로지르는 보안면 유천리 일대에서 고려 최고의 상감청자, 비색청자 등이 오랫동안 생산됐고, 그 유적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고려청자 유적지는 전국적으로 부안 유천리를 비롯해 전남 강진 등 25곳에 이른다. 그 중 생산 규모와 품질면에서 최고로 꼽히는 곳이 바로 전남의 강진, 그리고 부안의 유천리였다.

 

인류는 일찍이 흙을 구워 그릇을 만들어 사용하는 지혜를 가졌다. 그러나 세계에서 자토로 만든 그릇에 유약을 칠한 뒤 섭씨 1000에 달하는 고온으로 구워낸 ‘자기’를 처음 생산한 곳은 중국으로 알려져 있다. 뒤이어 세계 두 번째로 자기를 생산하고, 상감·비색청자라는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든 국가가 바로 고려였다.

 

고려의 도자기 장인들은 처음에는 중국 생산 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안가서 독특한 고려식 생산방식으로 훨씬 우수한 자기를 생산해 냈다.

 

중국식 가마는 벽돌가마이고, 그릇 형태를 만든 후 고온에서 한 번 구워낸다. 하지만 고려 장인들은 고유의 진흙가마를 만들고, 그릇 형태를 만든 후 2단계에 걸쳐 구워냈다. 처음 섭씨 600-800도의 낮은 불에서 살짝 구워내 유약을 바른 다음 섭씨 1300도의 고온에서 다시 한 번 구워냈다. 이렇게 구워낸 고려 자기는 유약이 얇아지기 때문에 청자 특유의 바탕흙이 비치는 투명한 느낌을 낸다. 이러한 작업이 발전해 비색청자가 탄생한 것이다.

 

고려청자는 디자인이 매우 다양했다. 장인들은 무문, 음각, 양각, 압출양각(무늬를 틀로 찍어 도드라지게 표현), 상형(동물이나 식물 등의 형태를 본떠 만든 무늬), 투각, 철화 등의 무늬 표현방법으로 다양한 형태의 청자를 만들어냈다. 모란이나 국화, 애초문 등의 활달한 무늬를 그려 넣은 철화청자와 신비로운 색을 가진 기품있는 비색청자, 상감청자는 오늘날까지 세계적 명품이다.

 

부안 유천리 가마터는 1929년 처음 발굴됐다. 1939년 일제가 사적으로 지정했지만, 수많은 청자를 빼돌렸고, 해방후에는 도요지 퇴적층이 파괴됐다. 그동안 발굴조사 결과, 유천리 가마터가 전남 강진 일대 가마터와 함께 고려청자 최대 제작지로 쌍벽을 이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결과물이 2011년 4월 청자로 옆에 개관한 부안 청자박물관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재호 jhkim@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