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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의 활용은 '발견'에서

▲ 최동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획조정과장
“10%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 24% 신체의 완벽한 통제, 40% 모든 상황의 제어 가능…100% 한계를 뛰어넘는다.”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뤼크 베송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던 영화 ‘루시’는 이처럼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평균 뇌 사용량이 10%인데 24%에 이르면 신체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고, 62%를 사용할 경우 타인의 행동까지 조절하게 된다는 식이다.

 

과학적 근거는 차치하고라도 뇌 사용량에 따라 능력이 무한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가능성을 돌아보게 한다. 무엇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전라북도의 잠재력은 당연히 농업에 있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이 ‘밥심’으로 산다면 전북은 ‘농심(農心)’으로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축산자원의 잠재력은 눈여겨볼 만하다.

 

쫀득한 치즈가 유명한 임실은 대한민국 치즈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임실성당에 부임한 지정환 신부는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민을 돕기 위해 서양에서 산양 2마리를 들여왔다. 처음부터 치즈 생산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지만, 유럽에서 비법을 배워오길 수차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지금의 임실 치즈를 탄생시켰다. 평균적으로 치즈 1㎏을 생산하는 데는 우유 10㎏ 정도가 필요하다. 즉, 치즈는 우유의 7~10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지닌다. 여기에 문화, 관광, 체험이 더해지면 그 가치는 어마어마해진다.

 

전라북도의 한우 고급화 전략도 의미있는 사례다. 전북 한우 사육농가 수는 2013년 1만 1941호로 2010년보다 줄었지만, 전체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35만 6699마리로 같은 기간에 비해 2만 마리 가까이 늘었다. 특히, 전북산 한우(거세우) 1등급 이상 고급육 출현율은 2013년 84.2%로 전년보다 2.2%포인트 높았다. 전국 평균(83.7%)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북 한우의 품질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고품질 사료와 ‘초음파진단기’ 등을 활용한 과학적 관리방법이 꼽힌다.

 

농촌진흥청 산학연공동체인 전북한우협력단은 한우 명품화를 위한 품질 고급화 경영컨설팅, 전북 한우 품질 차별화를 위한 기술자문 및 브랜드화, 한우 개량과 미경산우 사양기술자문 및 사육농가 데이터베이스(DB) 구축하며 품질의 고급화를 돕고 있다.

 

능력의 활용은 ‘발견’에서 시작된다. 마침 전라북도는 유통·가공·외식·관광 등을 연계한 6차산업을 활성화할 기본 바탕을 고루 갖추고 있다. ‘청정 자연’에 ‘맛의 고장’이란 브랜드 이미지가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국립축산과학원은 지속 가능한 미래형 축산기술의 개발, 보급을 목표로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전자원 보존과 씨가축 보급을 통해 축산의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현장 교육과 컨설팅 등을 통해 농업인들이 농가소득과 경쟁력을 높이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축분뇨와 농산부산물의 자원화, 악취저감 기술 등을 통해 친환경 가축생산 기술이 농가에 정착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축산 신기술이 전북의 잠재력과 만나면 스마트 농업, 창조농업의 시대가 한 걸음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전북의 봄날의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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