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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뒤태

예로부터 사람 판별하는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따졌다. 중국 당나라 시대 이래로 이 네 가지를 인재 등용기준으로 삼았다. 우리나라도 똑 같았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 가운데 생김새를 으뜸으로 쳤다. 요즘은 영상매체의 발달로 외모지상주의가 판친다. 예뻐지고 젊게 보이려고 성형외과를 찾는 일이 빈번하다. 예전에는 여성들만 성형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는다. 젊은 층에서는 못생긴 건 용서할 수 없다고 한다. 예쁘고 잘 생겨야 시집 장가 잘 가는 세상이다. 반면 성형중독자가 생겨날 정도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최근 얼굴뼈를 깎는 성형수술을 받다 숨진 사고까지 발생했다.

 

성형은 앞모습만 중히 여긴다. 주로 자신의 보이는 얼굴에만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한번 성형에 빠지면 경제적인 것은 별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돈을 잘 쓴다. 더 예뻐만 진다면 뭐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성형미인이란 말도 흔하게 듣는다. 연예인들은 거의가 성형한 얼굴들이다. 연예인 되기 이전에 기획사에서 투자 개념으로 성형을 시킨다. 얼굴 전체를 확 뜯어 고치는 경우도 있다. 그 만큼 우리사회가 성형열병을 앓고 있다는 증거다. 성형외과는 방학 때가 단대목이다. 치아교정 하는 것은 당연하고 쌍꺼풀 정도는 성형이 아닐 정도다. 쌍꺼풀 수술도 주로 성형외과에서 했지만 지금은 안과서도 할 정도로 경계가 무너졌다. 오히려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광고 선전한 것이 성형수술을 부채질했다.

 

앞태 가꾸는 것 못지않게 자신이 못 보는 뒤태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뒤태는 남이 봐주기 때문에 그렇다. 본인은 자신의 뒤태를 잘 모른다. 사실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내달리다 보면 자신이 살아온 뒷모습은 잘 모를 수 있다. 남들이 손가락질 하는데도 정작 본인만 모를 수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라서 뒤태를 잘 관리해야 한다. 얼굴만 번지르르하지 뒤태가 엉망인 사람이 많다. 새해에는 뒤태를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이 되려고 하면 어떨까. 뒤태가 아름다운 사람이 많으면 우리사회는 한층 건강해 질 수 있다. 아름다운 뒤태는 그 사람의 인격이다. 남아프리카에 사는 스프링복 마냥 앞만 보고 함께 달리다 보면 낭떠러지에 모두 떨어져 함께 죽고 만다는 스프링복의 비극을 되새겨 봐야 할 때다. 모두가 앞만 보지 말고 좌우나 뒤쪽도 살피면서 뒤태를 잘 관리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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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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