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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사스러운 일 많기를" 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 입춘축 무료 나눔

부모·자녀 안녕 기원 위한 시민 발길 줄이어

▲ 김옥순 기념사업회 이사가 입춘축을 쓰고 있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화선지 위에 행서체로 쓰여진 글씨에는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바람을 담는다. 간격에 맞춰 길게 자른 화선지를 서진(書鎭)으로 고정하고 한 자 한 자에 복을 얹는 마음가짐으로 붓을 움직였다.

 

“봄을 부르는 길목에서 입춘축(立春祝)을 받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좋은 일이 가득하도록 복을 나눠주는 기분으로 쓰고 있습니다.”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을 맞아 입춘축 나누기가 이뤄졌다.

 

4일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에 있는 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회장 유지인, 이하 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서실에서는 먹의 향기가 은은하게 밴 가운데 입춘축이 쉴 새 없이 쓰여졌다. 10여년간 매년 이뤄지는 행사로 완주군 상관면 공기골에서 석간수를 떠다 입춘축을 썼던 고(故) 창암 이삼만 선생을 추모하고 그 뜻을 잇는 의미를 담았다.

 

매년 10여명이 참여해 지난해에는 100여장을 배포했고 올해는 이날 오전에만 30여명이 들렀다. 입춘시(時)인 오후 12시58분에 붙여야 복이 들어온다고 전해져 발길이 이어졌다.

 

‘무료 배포’라는 언론의 보도를 보고 찾은 이가 대부분이며, 보통 한 사람이 여러 장을 가져 간다. ‘입춘대길’을 기본으로 별도로 준비해 온 문구를 요청하기도 한다.

 

가장 인기있는 글귀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다. 그 다음은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는 뜻인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를 선호한다. 이어 부모와 자식의 건강을 비는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이 뒤를 잇는다. 드물게 나라의 태평과 가정의 풍족을 비는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도 신청이 이뤄진다.

 

주로 고령층이 자녀에게 주기 위해서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기념사업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날 오전에도 노신사가 “집안에 우환이 많다”며 “자식들이 속을 썩혀 잘 되라는 마음으로 왔다”고 10장의 입춘축을 가져가기도 했다.

 

기념사업회는 입춘이 오기 전 1월 말부터 ‘수요’를 접수한다. 4일 오전에도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필요한 숫자를 예약하거나 하루가 지나 방문하기도 한다. 이에 앞서 이미 지난 수요일인 지난달 28일부터 기념사업회 서실의 수강생들은 입춘축을 써 놓았다.

 

수강생인 이원익 씨(70)는 “쓴 만큼 복이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10여장을 썼는데 모두 배포돼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입춘 날이 되자 써놓은 종이가 모두 동이 나고 당일 쇄도하는 요청에 현장에서 제작이 이뤄졌다.

 

이날 점심도 거르고 입춘축을 쓴 서예가 김옥순 기념사업회 이사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찾는 사람이 많고, 집안에 근심이 있는 이들은 더욱 챙겨 간다”며 “올해는 각 가정에 경사스러운이 있이 많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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