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정권 때는 정치권에 소석 이철승씨가 떡 버티고 있어 웬만한 부처 일은 전화 한통화로도 해결했다. 중앙정치 무대에 큰 사람이 있고 없고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참여정부 시절 김원기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사부였던 관계로 국회의장이 돼 지역 일을 원활하게 풀었던 일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전주고법 유치 문제도 참여정부 시절에 전북 출신 인사들이 법조계 등 힘 있는 부처에 다양하게 포진했던 관계로 힘이 모아지면서 이뤄진 것. 그 당시에도 김원기 의장의 막후 역할이 컸다. 김의장이 국회의장으로 있을 당시 정읍시장이었던 유성엽 현 국회의원이 국가예산 확보를 쉽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유 시장이 찾아오면 해당 부처 장차관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지역현안을 그 자리서 해결해 줬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언감생심이다.
단체장들이 중앙부처를 상대로 국가예산을 확보할 때 상황에 따라 지역구 의원의 도움을 받지만 각 부처에 통하는 인맥이 없으면 명함도 못내밀고 허탕치기 일쑤다. 장차관 못지 않게 중요한게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 고시 출신 파워엘리트 들이다. 이들 관료들을 알아야 사전에 정보를 파악해서 국가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각 부처에 전북 출신 간부들이 없어 단체장들은 별의별 궁리를 다한다는 것. 남 소개를 받아 타 시도 출신 유력 인사에 매달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철저히 인맥으로 얽혀 있는 중앙부처에서 그 만큼 전북이 타 시도에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
그렇다고 전북 출신 유력인사가 중앙 부처에 없다고 하소연만 할게 아니라 전북인맥을 종횡으로 찾아서 활용하는 게 급하다. 송하진 지사는 파벌로 나눠진 의원들과 현안이 있을 때마다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서 전북의 이익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이 단합하지 않으면 전북의 힘은 분대전투력 밖에 안된다. 지역구를 서울 종로로 옮긴 정세균의원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필요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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