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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간호서비스 제도와 업무환경

▲ 안옥희 우석대 간호학과 교수
우리나라 병원시스템은 입원하면 가족 중의 한 사람이 반드시 환자 옆을 지켜야만 한다. 간호사 1인당 약 20~40여 명의 환자를 간호하므로 보호자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간호사 1인당 일본은 7명, 미국과 호주는 4~5명의 환자를 간호하는 업무환경에 비하면 우리나라 간호사는 거의 혹사당하는 수준이다.

 

힘들게 공부하고 현장에서 버티기 힘들어 이직하는 간호사가 늘어나는데 병원은 언제나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외치기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양질의 간호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간호사들은 누적되는 업무량, 부담, 피로와 싸우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간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명 보호자 없는 병원 ‘포괄간호서비스’를 2013년 7월부터 시범 실시하였고 올해부터는 건강보험 수가적용 시범사업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보호자나 개인 고용 간병인 없이 병원의 간호사가 중심이 되어 관련 보조 인력과 협력하여 다양한 치료,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삶의 환경과 사회경제적 변화는 포괄간호서비스 제도의 시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의 의료기관들은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에 거의 동참하고 있지 않다. 게다가 전북의 1일 간병비용은 9만원으로 타 지역 7만원에 비하여 약 25%나 더 높다. 입원비용보다 간병비용이 삶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질병에 안 걸리는 것이 가장 좋지만 걸려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고 쾌차할 수 있도록 양질의 보건의료제도가 도내 의료기관에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부탁한다.

 

한국병영경연구원은 ‘입원환자에 대한 포괄간호서비스 제도 도입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서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하여 약 6만5000명의 간호사가 더 투입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간호사를 구할 수 없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간호업무에 맞는 보수와 근로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각 병원은 제대로 된 간호서비스 제공 환경 조성에 초석이 되는 우수한 간호사 확보로서 포괄간호서비스 제도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유통비를 절감하기 위하여 기반시설인 도로망을 설계하고 정비하듯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기여하고 간호사가 행복하게 일하며 질적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포괄간호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하여 가장 먼저 간호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환자 당 간호사의 수를 법적으로 보장하여 간호사 부족으로 나타나는 기본적인 문제부터 해결되어야 한다. 건강한 간호환경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간호사가 배운 대로 간호할 수 있는 간호업무환경 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람이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큰 행복일까? 건강은 행복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건강수명의 중요함에 대하여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바람직한 건강 행위와 태도의 실천으로 행복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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