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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밟으세요

전북경찰이 보복운전 수사 전담팀을 꾸려 8월9일까지 한 달간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 엊그제에는 70대 노인이 20대 젊은 여성운전자를 뒤쫓아가 화풀이 했다가 단속됐다.

 

경찰이 보복운전 특별 단속에 나선 것은 외국에서나 심각한 범죄로 알았던 보복운전 피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20대 운전자가 난폭운전 차량을 향해 경적을 울렸다가 상대 운전자의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다. 중국 베이징에서도 최근 앞차 여성 운전자를 끌어내 마구 때린 남성 운전자가 공안에 체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8월 중부고속도로 오창나들목 부근에서 일어난 1차로 급정거 추돌사건이 대표적인 보복운전 사례다. 이 사고로 뒤따르던 4대의 차량이 연쇄 추돌, 1명이 사망했다. 이 밖에 앞차에 끼어들어 삼단봉을 휘두르는 등 보복운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떠도는 말 중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진다’는 말이 있다. 난폭운전, 보복운전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운전자가 많은 만큼 운전자 성격도 다양하고, 사고가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는 2000만대가 넘고, 운전면허 소지자는 3,000만 명에 달한다.

 

반면 운전면허 교육은 부실해졌다. 2010년 운전면허 취득 간소화 정책 이후 면허증이 남발되고, 기능·안전교육이 미흡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들이 수두룩하다. 기본기가 부족한 운전자는 나중에 법규 위반, 난폭운전을 할 블랙리스트다. 교통혼잡과 교통사고, 난폭운전, 그리고 급기야 보복운전 피의자가 될 수 있다.

 

‘욱’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은 상대방의 과도한 앞지르기 등 위협운전에 흥분, 난폭·보복 운전을 할 수 있다. 사람 좋고 인격 수양이 됐다는 사람도 순간의 감정을 누르지 못해 갑작스런 난폭 운전에 대응, 보복운전을 할 수 있다. 복잡한 교통환경에서 법규가 깨지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면 보복운전이 그 만큼 많아진다. 요즘은 불쾌지수도 높다.

 

어쨌든, 처벌은 보복운전자가 받는다. 난폭운전은 도로교통법, 보복운전은 폭력행위로 처벌된다. 비록 상대가 난폭운전을 해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먼저 양보할 일이다. 브레이크 밟아 주고 웃으면 만사형통이다. 보복운전은 정부의 잘못된 운전면허 정책으로 커진 사회 리스크다. 근본문제 해결없이 특별 단속을 벌인들 효과가 얼마나 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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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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